밀폐용기 시장을 10년 이상 장악해 오던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유리로 된 용기가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유리 밀폐용기는 제조업체가 늘어나고 이들이 유통망을 대거 확보하면서 판매액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락앤락, 삼광유리, 코멕스산업 등 밀폐용기 업체들 사이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유리 시장 1년 새 400억원으로 확대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00억원대에 그쳤던 유리 밀폐용기 시장은 지난해 삼광유리, 락앤락 등 국내 업체 두 곳과 중국산이 가세하면서 400억원대로 커졌다.
국내 최초로 유리 밀폐용기를 만든 두산이 ‘파카글라스’ 사업을 접었지만 이 틈을 탄 후발 업체들이 꾸준히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을 넓혀 나갔기 때문이다.
삼광유리는 지난 2005년 유리 밀폐용기 ‘글라스락’를 출시한 뒤 고수해 온 할인매장 위주의 영업 방식을 지난해부터 바꿔 홈쇼핑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GS홈쇼핑에서 지난 한 해 동안 24만9836세트가 판매되는 히트를 치며 이 분야에서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락앤락도 유리 제품의 최대 성수기인 한여름(2007년 6월)에 ‘락앤락 글라스’를 출시한 뒤 여름 마케팅에 적극 나서며 최대 월 10만개(성수기 기준)까지 팔아치우는 기세를 보였다. 락앤락 글라스는 출시 반년 만에 매출 6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90년대부터 급성장을 거듭했지만 지난 2006년 환경 호르몬 사건이 터지면서 3년째 정체상태로 접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은 1400억원까지 떨어져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감소 또는 정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락앤락 주도 업계 ‘지각변동’ 오나
이에 따라 락앤락이 주도하던 밀폐용기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유리 밀폐용기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시장이 플라스틱에서 유리로 옮겨간 것이다.
삼광유리의 글라스락 매출은 지난해 300억원을 기록해 2006년(100억원)에 비해 세배나 늘어났다. 이 회사는 올 목표치를 520억원으로 잡아 지난해 플라스틱에서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영원한 1위’ 락앤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광유리는 국내 밀폐용기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최근 끝난 독일 ‘2008 소비재 박람회’에 참가해 100만달러 계약을 수주하는 등 해외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멕스산업도 올해 안에 유리 밀폐용기 신제품을 내놓고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어 밀폐용기를 둘러싼 업체간 서열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yangjae@fnnews.com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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