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원룸보다 아파트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아파트 임대물건이 많지는 않습니다.”(경기 용인시 죽전동 단국대 인근 W공인 관계자)
요즘 경기 용인시 죽전동의 단국대 주변에는 보증부 월세아파트를 찾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비좁고 불편한 원룸보다 2∼4명씩 그룹을 지어 인근 85㎡ 안팎의 아파트를 자취방으로 활용하는 게 비용면이나 주거환경 차원에서 훨씬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단국대 앞 죽전동 일대 85㎡ 아파트의 보증부 월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 30만원. 3명만 모여도 1명당 보증금 1000만원에 월 10만원만 부담하면 조망권이 있고 욕실 2개,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생활할 수 있다.
소형 아파트에 최고 6명까지 들어가기도 한다. 3명이 돈을 모아 보증금 3000만원을 부담하고 나중에 들어오는 3명이 각각 월세를 10만원씩 내는 방식이다. 이른바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의 ‘윈윈전략’이다.
소형 아파트와 비교해보면 원룸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비싸보일 수밖에 없다. 단국대 인근의 원룸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0만원, 혹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 45만원이다. 혼자 살기에는 부담이 크고 둘이 살기에는 비좁다는 게 세입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아파트에 들어가게 된 까닭은 지난해 원룸 수급난으로 이 일대 원룸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단국대 죽전캠퍼스 개강을 앞두고 원룸수요가 급증하면서 임대료가 한때 보증금 500만원에 월 65만∼70만원선까지 치솟았다. 대학생들의 임대료 고민이 깊어지자 인근 지역 중개업자와 이사가는 입주민이 모은 아이디어가 바로 이 같은 ‘아파트형 원룸’을 만들어내게 된 것.
그러나 인근 공터에 계속해서 원룸이 지어지고 있는 데다 대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소형 월세아파트 물건이 간혹 나오면서 원룸값도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단국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급등한 원룸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찾았지만 모여사는 학생들이 많고 술을 마실 때도 아예 원룸이나 아파트 실내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아 호프집 등 상권이 쉽게 발달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cameye@fnnews.com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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