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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근기자의 맛있는 일본여행] 23. 후쿠야마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21 18:56

수정 2014.11.07 12:28



【후쿠야마(가고시마)=글·사진 송동근기자】 가고시마(鹿兒島)공항에서 출구장으로 막 빠져나올 때였다. “오잣타몬세!” 공항에 마중 나온 가고시마현 현지 문화관광 담당자가 건네는 말이 귀를 의심케 했다.

듣는 순간, 일본어이긴 한데 무슨 말이지…. 잠시 고개를 갸우뚱겨려야 했다. 가고시마 고유 사투리로 ‘어서 오세요’란 뜻이다.

일본의 방언은 생각보다 극심하다. 섬 나라라는 지정학적 입지와 위아래로 길다란 지리적 특성 때문에 심지어 일본인들 간에도 통역이 필요할 정도. 이곳은 일본 혼슈를 비롯한 4개의 열도중 가장 남서쪽 섬인 규슈의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600km에 이르는 현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날씨가 비교적 포근한데다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야쿠시마를 비롯한 섬들과 활화산 사쿠라지마, 수 많은 온천 등 매력이 있는 볼거리가 풍성해서다.

특히 남국 특유의 개방적이고 쾌활한 기질을 타고난 주민들의 훈훈한 인정미는 여행객들을 끌어들이는 청량제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고구마로 만든 증류식 소주를 비롯한 흑돼지, 흑우, 라면, 사쓰미아게 등 신선한 먹거리 역시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눈 앞에는 전개되는 긴코만 바다를 배경으로 후쿠야마 마을이 고즈넉하게 들어앉아 있다. 그곳 특산품은 흑초 ‘사카모토 구로즈 즈(坂元黑酢)’. 200년전 에도시대부터 5대에 걸쳐 옛날식 항아리로 전통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항아리로 최소 1년에서 3년간 숙성을 시켜 만드는 순미(純米) 흑초는 이곳의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쌀, 맑은 지하수, 그리고 양조용 사쓰마 항아리 등 이런 최적의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 일본 최고의 흑초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난 1975년부터 사카모토 흑초는 독특한 전통 제조법과 부드러운 맛, 건강에 대한 효능 등이 점차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내 흑초 본고장 최고의 진품을 자랑하며 1800년경부터 한결같이 장인의 양조기술을 계승한 흑초 만들기를 오늘날까지 전승돼 오고 있다.

이 마을 문턱에 들어서면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와 함께 60cm정도키(53리터)의 항아리 1만 5000여개가 노천에 도열해 늘어서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항아리는 이곳 말고도 후쿠야마에만 자그만치 3만5000개나 더 있다고 한다.

도열한 항아리 풍경만으로도 연중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가 하면 몇년전 부터는 건강붐이 일면서 일본 전국의 수요에 공급이 못따라가는 정도가 됐다. 무엇보다 천혜의 자연속에서 쌀누룩과 찐 쌀,지하수외에는 항아리에 아무것도 넣지 않은 무첨가 전통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인 듯하다. 여기에 오랜 장인의 기술이 보태져 세계에서도 유일한 품질의 맛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구로즈(흑초)’란 이름도 지난 1975년 이곳의 5대째 사카모토 아키오에 의해 세계 최초로 명명된 것. 이렇듯 일본에서는 흑초와 건강에 대해서는 약 40년 전부터 도쿄대와 규슈대, 식품종합연구소(농림수산성) 등의 공적 연구기관에서 꾸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흑초가 최근들어 인체에 미치는 효용성이 발표되면서 일본에서는 초밥 등의 일식은 물론 드레싱과 소스 등에도 폭넓게 이용, 건강음료로 흑초를 마시는 방법까지 널리 알려지게 됐다.

에도시대 모습 그대로의 츠보바타케(항아리밭)을 바라보며 맛보는 흑초의 새콤한 맛! 5대째 이어온 장인의 숨결과 자연이 빚어낸 장맛은 고시마여행에서 잊지못할 추억으로 각인되고 있다.


/dksong@fnnews.com

■사진설명=가고시마현 기리시마 긴코만 바다를 배경으로 1800년께 에도시대부터 전통방식으로 장맛을 5대째 대물림해 오고 있는 후쿠야마의 쓰보바타케(항아리밭). 노천에 놓인 3만7000여개의 항아리가 일본 제일의 흑초 마을임을 웅변해 주고 있다.

■여행메모

-항공/철도/버스

서울(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 1시간 40분 주3회 운항(KAL)

도쿄(하네다)-가고시마 1시간 45분(JAL ANA)

오사카에서 1시간 10분 소요(JAL ANA JAC)

JR/하카타-신야츠시로(신칸센 츠바메 1시간 37분)-가고시마 쥬오역까지(약 35분)

쥬오역에서 이부스키역(JR이부스키 마구라자키선으로)까지는 약 1시간

도쿄에서 가고시마 7시간 45분 소요

오사카-가고시마 5시간 10분

하이웨이버스/후쿠오카에서 (낮)약 4시간, (밤)6시간 30분 소요/이즈로 고속버스센터(099)222-1220

가고시마공항에서 쥬오역까지 공항버스로 약 45분

후쿠오카-가고시마 고속버스로 4시간 3분 소요/JR규슈버스 (099)222-1220

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 2시간 50분/미야자키교통 (0985)53-1000

오사카(우메다)-11시간 30분 소요/ 한큐관광버스 (06)6866-3147

-관광안내

가고시마현 관광교류국 관광과 www.pref.kagoshima.jp/(099)286-2997

현 관광연맹/ 영어문의 가능(099)223-5771

가고시마 쥬오(중앙)역 종합관광안내소 (099)253-2500

JR규슈버스/가고시마·사쿠라지마 관광 (099)247-5244

가고시마공항-규슈자동차도로(40분소요)-츠보바타케(www.kurozu.co.jp)/공장(0995)54-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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