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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책로] ‘언플레이어블’로 배우는 양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24 16:32

수정 2014.11.07 12:22



골프 규칙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언플레이어블 볼’에 관한 규정만큼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경우도 별로 없다.

언플레이어블이란 볼이 플레이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는 뜻인데 이는 골프 규칙의 대원칙인 ‘볼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서 플레이해야 한다’에 근본적으로 배치되지만 현실적으로는 합리적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놓고 영국과 스코틀랜드 등지에서는 오랜 기간 많은 수정과 번복을 거쳐왔다. 그러다가 1951년에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합동회의를 가지는 우여곡절 끝에 USGA는 1960년, R&A는 1968년에 각각 수정안을 채택해 “볼이 워터 해저드 안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플레이어는 코스 위의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볼을 언플레이어블로 간주할 수 있다’라는 규칙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항이 하나 있다.

플레이어는 자기 볼이 언플레이어블 사항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그 누구도 결정할 수 없으며 이래라 저래라 관여할 수도 없다. 코스 내에서 이 결정에 대해 동반자들과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플레이어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결정됨에 따라 이렇다 저렇다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음을 밝혀 둔다.
다만 볼이 워터해저드 안에 있을 때는 언플레이어블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 규칙에서 보다시피 골프는 지극히 양심적인 게임임과 동시에 최선의 양심이 필요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언플레이어블 선언의 주체도 자기 자신이고 이를 집행하는 주체도 자기 자신이니 이는 플레이어의 건전한 양심을 바탕으로 한 골프의 기본 정신과 부합되는 규칙이라고 본다.

/김한승대표이사(솔모로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