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주물조합을 끝으로 중소기업 조합들이 정기총회를 모두 마무리지은 가운데 정기총회 분위기도 업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기자재, 자동차 등 성장세를 보이는 산업은 정기총회 분위기도 좋은 반면 주물, 농기계, 완구, 문구 등 고전을 면치 못한 산업에선 조합원 참석률이 급감하고 일부는 ‘정부 성토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기총회를 연 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자동차조합에 따르면 전체 회원사 270곳 가운데 150여명이 직접 참여했고 위임장으로 대신한 회원사까지 합치면 참석률이 90% 이상을 보였다.
자동차조합에 따르면 회원사인 자동차 부품산업은 올해 시장규모를 54조원으로 파악, 지난해(50조원)보다 10%가량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국내 차 생산량 증가로 인해 지난 2006년 50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정기총회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장산업인 조선기자재업체가 속한 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정기총회도 새 이사장을 추대하는 등 열띤 관심 속에 끝났다.
지난달 26일 열린 조선기자재조합 정기총회에선 사장사 대부분이 참석했고 시명선 이사장 후임에 박윤소씨(엔케이 회장)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조선기자재조합측은 “업황이 좋은데다 이사장 교체 건도 있어서 참석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반면 주물, 농기계, 완구, 문구 등 어려운 산업의 조합들은 ‘정부 성토장’이 되거나 정기총회 참석률이 몇 년새 급격히 하락해 어려운 위상을 반영했다.
주물조합은 지난달 29일 정기총회를 열었지만 결산보고 및 사업승인보다는 최악의 경영위기에 빠진 업계를 구하기 위한 성토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주물조합 서병문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원자재값 상승에도 납품단가는 꿈쩍 않고 있어 업계가 최악의 위기 상황”이라며 “납품단가 연동제 및 납품가 현실화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회에 참석한 회원사 대표들도 주물 납품단가 현실화를 요구하는 결의문에 일일이 서명했다. 서 이사장은 “납품단가 현실화가 관철되지 않으면 공장가동 중지, 납품 중단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정기총회를 연 농기계조합은 전체 조합원 354명 중 80명만 참여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농기계조합 관계자는 “위임장으로 대신해 정족수를 간신히 넘겼다”면서 “예년에 비해 참석률이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구공업협동조합과 문구조합도 지난달 말 각각 정기총회를 열었지만 참석 회원수는 절반에도 못미쳐 업종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 이재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