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대기업 계열 대부업 진출 러시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3 17:25

수정 2014.11.07 11:53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금융+서비스’가 융합된 금융회사들의 대부업 등록이 급증하고 있다.

현행 금융업종으로 분류된 은행, 증권, 투신, 보험, 종금, 상호금융, 체신금융, 카드, 캐피털 등 9개 권역 외의 회사들이 ‘금융권 제3지대’인 대부업계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상 사업에 대출, 할부, 리스 등 이자관련 금융 부문 수익이 발생하면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대기업들 계열사들의 진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잔고 70억원 이상 외감법인 대부업체 37개 중 상당수가 대출 위주로 영업하지 않는 ‘비 소비자금융업’을 하는 대기업 계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BM의 경우 장비나 사업에 대한 글로벌 파이낸싱을 위해 ‘한국아이비엠’으로 대부업 등록을 해 놓은 상태다. 또 GE그룹은 부동산 투자를 위해 ‘GE리얼에스테이트’로 대부업체를 등록했다.
아주그룹의 아주렌탈과 KT그룹의 KT렌탈도 같은 처지다. 하지만 KT렌탈은 KT캐피탈이 여신전문금융사로 분할 등록되면서 대부업 등록을 취소한 상태다. 이 밖에 동양그룹의 동양파이낸셜, 신안그룹의 신안캐피탈, 팬택의 팬택씨엔아이를 비롯, 미술품 경매를 하는 서울옥션, 치과기자재 할부금융사인 신흥캐피탈, 의약전문 대출사인 엠디하우스 등이 있다.

■금융업의 ‘제3지대’

현행 금융업법상 규제가 너무 심해 규제가 느슨한 대부업으로 등록하고 있다.

동양파이낸셜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스, 할부 등 본업 비율이 50%를 넘어야 하는 규제 때문에 대부업에서 저금리 캐피털 업체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동양파이낸셜은 대부업임에도 지난해 말 기준 영업수익만 911억원에 달해 전년(796억원)보다 12% 늘 정도로 고속성장했다. 또한 대부업 등록 후에도 동양종금증권, 생명보험, 캐피털, 투자신탁, 선물 등 그룹사 시너지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KT렌탈도 지난해 말 영업이익 131억원으로 전년(6억9000만원)보다 20배를 넘었고 아주렌탈도 37%나 증가했으며 2006년기준 영업수익에서는 한국아이비엠이 1조332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법 적용을 안 받는 대부업권의 영업수익이 생대적으로 컸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금융이 가미된 모호한 사업의 성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부업에 등록된 사례도 즐비하다.

KT렌탈 관계자는 “렌털업은 금융과 서비스 중간 개념”이라며 “할부, 대출이나 리스 등 매출 때문에 대부업으로 등록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 등록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KT렌탈이 계측기, 차량, 냉·난방기 관련 렌털회사이나 금융 부문 수익이 있어 대부업 재등록을 놓고 고민 중이며 아주렌탈은 계측기, 정보기기, 토목장비, 해상 크레인 렌털 업무 영위 등의 금융 부문 매출로 대부업에 등록된 상태다.

/powerzanic@fnnews.com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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