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SK에너지,울산 석유화학단지 업체들과 갈등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3 18:00

수정 2014.11.07 11:53



“지난 28년 간 실행해온 나프타 연동 방식의 가격 구조를 유가가 급등해 원료가격이 올라간다고 계약 조건을 바꾸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SK에너지)

“원유가격 급등, 석유화학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SK에너지의 안정적인 생산비와 이윤만을 보장하는 가격 결정구조는 공급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다.”(SK에너지로부터 에틸렌 구매업체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는 울산석유화학단지 업체들이 공급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의 요지는 지난 20여년 간 SK에너지가 고수해온 나프타 연동 방식의 가격 구조는 시장경제 체제하에 불합리한 공급구조로 에틸렌 공급가격 구조를 시장 가격기준으로 개선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SK에너지는 절대 기존 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SK에너지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는 동부하이텍, 한국바스프, 삼성비피화학, 한국알콜산업은 주원료 공급가격의 구조 개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동부하이텍의 경우 그동안 SK에너지의 공급자 지위 남용에 관한 증거 자료를 확보해 제소에 관한 법률검토를 마친 상태다.

현재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5월 초 연산 10만t의 스티렌모노머(SM) 제1공장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12월에는 17만t의 제2공장마저도 중단되며 SK에너지와의 갈등은 더욱더 불거졌다.

지난해 8월부터 동부하이텍은 SK에너지 김용흠 전무와 김평일 상무 등 담당 임원들과 수 차례 협의했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9월 28일 신헌철 사장에게 직접 건의서까지 전달했다.그러나 SK에너지는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자 지난해 11월부터 이 구매업체들은 산업자원부와 SK에너지, 최태원 회장에게 수 차례 시정 건의서를 냈지만 정작 실무선으로 내려오면서 아무런 협의조차 없었다.

그 사이 유가가 70달러에서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에틸렌 판매가격(울산단지가격)과 시장가격 간의 격차가 t당 15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벌어지며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지난 2월에는 한국바스프까지 더 이상 경영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연산 32만t의 SM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SK에너지의 경우 그동안 나프타의 가격이 저렴할 때는 별 말이 없다가 지금와서 공급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다고 매도하는 것은 상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주원료에 대한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쉽게 합의점을 찾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나프타의 가격은 지난 2∼3년간 t당 500달러에서 최근들어 900달러까지 올라간 상태다. 그러나 에틸렌의 경우 2∼3년 전 t당 1200∼1300달러 가격이 현재도 비슷한 수준인 t당 평균 13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원료 수급에서 커다란 가격 차이로 수요자측에서는 생사를 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은 국제적으로 매일 연동되고 있어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계약 조건을 바꾸자고 한다는 것은 나중 다시 가격이 내려갈 때 또다시 이러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경우 지난 1980년대 이미 시장 여건을 반영해 공급자 가격 50%, 시장가격 50%로 가격구조를 개선해 공급하고 있다.

/shower@fnnews.com이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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