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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해외수주 목표 더 높게”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3 22:27

수정 2014.11.07 11:52

대형건설업체 A사 해외공사 수주 부서 관계자들은 올해들어 연일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 수시로 쏟아져 나오는 해외건설공사 입찰 참가를 놓고 발주처 입찰기준와 경쟁사의 수주전략을 분석하고 나름대로의 필승 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입찰일이 다가오면 밤을 새우는 일이 허다하고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해외건설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올해 경영목표를 수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9억달러의 해외공사를 수주해 국내 업체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47억∼50억달러로 목표치를 높였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두산중공업 등은 50억∼6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실제로 국내업체가 지난 1월 한달 동안에 58건 53억4300만달러를 수주, 지난해 동기(27억9000만달러)의 2배에 달해 개별업체의 목표치 달성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건설사 중 50억달러 달성 관심

지난해 39억달러를 수주, 40억달러 고지를 넘지 못했던 현대건설은 올해 순수 건설업체로는 전대미문의 50억달러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12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액의 20%를 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도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는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공사에 대한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현대건설의 명성이라면 50억달러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정유시설, 아라비안캐널, 두바이랜드 등 굵직굵직한 공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건설 역시 올해 3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아라비안캐널 시범굴착공사를 시행하고 있어 본공사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라비안캐널은 올해 상반기 중 8∼10여개 패키지로 나눠 발주돼 시공업체를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만 110억달러지만 주변 개발까지 합하면 500억달러가 넘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51억달러가 목표지만 여건만 된다면 더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시장여건이 좋아도 인력 등을 감안해 적절하게 수위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인프라나 개발사업도 좋지만 석유화학과 정유시설, 가스플랜트에 주력한다는 것이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경쟁사에 비해 수주실적(2억4000만달러)이 미약했던 금호산업은 올해 해외 수주고를 8억7000만달러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라비안캐널 수주에 주력하는 한편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주택개발사업(2000가구)과 레지던스 및 골프장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 외에도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SK건설, 신한 등도 올해 수주목표치 조정을 위한 전략마련에 한창이다.

■‘과당경쟁, 묻지마 수주’ 옛말

해외건설시장에서 국내업체끼리의 과당경쟁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프로젝트를 놓고 국내업체끼리 ‘제살깎아 먹기식’의 과당경쟁으로 적자공사를 수주, 회사에 큰 부담을 지웠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발주처에서 과당경쟁을 유도해도 국내업체가 말려들지 않고 있다.

S사 관계자는 “중동,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물량의 공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익을 못내면서까지 수주하려는 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수익은 나지 않더라도 절대로 적자는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어 발주처에서도 한국업체끼리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구태가 많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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