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총장에 참석한 김 모씨는 “지난 3년 동안 코아브리드 주주총회에 참석했지만 이번 임시 주총처럼 사람이 많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주총장은 사람이 없이 썰렁하게 치러졌는데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소액주주들의 힘이 세지고 있다. 주총장에서 단순히 불만 사항을 토로하는 단계를 벗어나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 소액주주는 인터넷 게시판을 바탕으로 모임을 결성하고 소액주주들을 세력화시키고 있다. 아직은 일부 소액주주모임에 한정돼 있지만 주총장에서 의안을 놓고 경영진과 표대결을 할 정도다.
최근 소액주주 활동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코아브리드 소액주주연대는 임시 주총에서 회사측의 감자안을 부결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는 소액주주들로부터 900만주 이상을 위임받았을 정도로 경영진을 압박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소액주주연대 조상원 변호사는 “회사측은 자신들의 위임장을 확인해주지 않고 감자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주총 의결권에 문제가 있는 만큼 위임장 보전 가처분 신청 등의 여러 법률적 사항들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아브리드는 지난해 12월 보통주 2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안을 결정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코아브리드 같은 사례는 더욱 빈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소액투자자는 “다른 종목 소액주주모임들도 코아브리드 사건을 계기로 많이 배우게 됐다”며 “소액주주들도 뭉치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코아브리드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도 “다른 회사에 투자한 소액주주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이들에게 소액주주모임 결성과 연락, 소액주주 위임장 등에 관해 도움을 줄 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들과 경영진이 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로는 코아브리드, 한텔, 엔토리노, 이지에스, 호비지수 등이 꼽히고 있다. 엔토리노는 보통주 20주를 동일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는 감자안을 결정, 오는 4월14일 주총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또 이지에스는 보통주 1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안을 오는 10일 주총에서 결정하고 호비지수도 보통주 2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안이 21일 주총에서 의결된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소액주주들 역시 집단행동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 AMIC, 액토소프트즈 등의 소액주주들은 경영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AMIC 소액주주연대는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 6인과 감사 2인을 선임하겠다는 주주 제안을 지난달 5일 회사에 통보했다. 액토즈소프트 소액주주모임도 회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밖에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버추얼텍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인 JS코퍼레이션 홍재성 회장을 전폭적으로 신임해 등기이사로 선임시켰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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