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장 불이야” 산업계 火魔 비상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4 17:34

수정 2014.11.07 11:49



최근 가동중인 공장 화재가 잇따르면서 산업계에 화재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각 기업체는 부서별, 또는 공장별로 '자위 소방대'를 신설, 운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산업현장의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화재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 현재 전국 공장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화재는 2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5건에 비해 무려 43.4% 증가했다.

올해 발생한 화재 원인은 전기적 원인이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와 기계적 원인이 각각 58건, 45건으로 뒤를 이었다.

소방당국은 최근 40명의 인명을 앗아간 경기 이천 냉동창고 참사와 ㈜효성 울산공장 등 대규모 화재가 잇따르자 지난 2일부터 12만여명의 인력과 7000여대의 소방장비를 동원 '화재특별경계근무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경계근무 2일째인 지난 3일 오후 7시30분께 충북 청원군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서 추산 8억5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직원 11명이 연기에 질식,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오후 8시15분께 울산 남구 매암동 효성 울산공장 방사동 공조실에서 전기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공장 내부 5250㎡를 태우고 소방서 추산 2억8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화재가 잇따르면 각 기업들은 소방시설 점검, 가상 소방훈련, 자위 소방대 운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의 경우 이달 초부터 부서 및 공장, 선박별로 '자위 소방대'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조기진압을 하지 않으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공장 특수성을 감안해 방화관리자, 현장 근로자 등을 상대로 화재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월 1회 이상 정기적인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충북 보은군 ㈜한화 화약공장도 자체 소방대 편성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살수차량 등을 동원한 모의훈련과 소방장비 및 시설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또 화약공장 특수성을 감안, 연쇄폭발에 대비해 공장간 충분한 이격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생산라인을 가동시키고 있다.

한편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최근 '안전불감증' 수준을 조사한 결과 56.8%가 위험하다고 응답했고 특히 건설분야, 교통, 환경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3년 이후 대형 사고들을 유발한 정유·석유화학업계는 대다수의 시설들이 1960∼70년대에 지어져 핵심설비 뿐 아니라 탱크, 수송배관 등 전반적인 시설이 낡아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1일 코오롱 김천공장 내 합성수지 생산동 폭발 화재사고 역시 △설비 노후화에 따른 위험 요소 상존 △원료 희석시 과열 △직원들의 안전관리 미흡 등 여러가지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코오롱측은 설명했다.


화재가 난 코오롱유화 생산동은 지난 1989년 완공돼 20여년간 가동하면서 정기적인 설비 개·보수와 안전점검을 받고 있지만 전체적인 개·보수는 역부족인 상태다.

11명의 부상자를 낸 LG화학 오창공장 화재 역시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했지만 이번 화재로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확대요인 및 인명구조 활동 장애요인에 대한 강제처분권을 행사하는 등 공격적인 화재진압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주요시설은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 현장지휘관이 주요 취약대상을 현장 방문해 건물구조, 특성 등을 감안한 인명대피 및 진화기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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