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코스닥 ‘미워도 다시한번’/안만호기자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4 18:14

수정 2014.11.07 11:49



코스닥시장, 다시 투자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달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LG텔레콤이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코스피행을 결정했다. LG텔레콤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KTF, SKT 등의 경쟁업체에 비해 주가가 제값을 못받고 있어 코스피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 이유다.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들만이 코스피 행에 몸을 싣는 것이 아니다. 코스닥 성격에 맞지 않는 기업들도 코스닥 탈출을 서두르고 있다. 무학소주로 유명한 무학도 코스피 재상장을 결정하는 등 전통 제조업체들도 코스피 재상장을 준비 중이다.

코스닥을 떠받치던 알짜 기업의 코스닥 탈출 러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코스닥이 코스피의 2부 리그로 전락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 기업들이 코스닥 탈출을 결정하게 된 주된 이유로 저평가와 기업 이미지 훼손을 꼽고 있다.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것이 코스닥 시장에는 횡령·배임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스닥 투자는 말그대로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는 말들이 나올 정도다. 그렇다보니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은 코스닥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위험 기업’이라는 인식이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 일단 색안경을 끼고 코스닥 기업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태생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벤처 활성화를 위해 코스닥 시장이 만들어진 만큼 코스닥 시장이 장단점을 파악해 보완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이 재도약하고 투자자에게 사랑받는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벤처강국의 젖줄 역할을 하던 코스닥시장은 누가 뭐래도 디지털시대의 총아임에 틀림없고 신시장으론 나스닥에 이어 세계 2위임이 분명하다. 그러기 위해선 코스닥 상장사의 퇴출을 강화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코스닥 시장이 머니 게임의 장이 아니라 건전한 투자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코스닥 상장사, 투자자, 감독당국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grammi@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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