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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협력사에 특검 ‘후폭풍’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4 22:15

수정 2014.11.07 11:48


'삼성 특검' 불똥이 중소 협력사로 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액정표시장치(LCD) 주요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을 납품해온 중소 협력기업 우영이 만기가 돌아온 총 91억여원의 약속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지난달 29일 최종 '흑자도산'하자 국내 중소 디스플레이 업계가 구조조정 위기감에 휩싸였다.

우영이 지난 20여 년간 비교적 건실한 기업 재무구조를 갖춰 왔고 삼성전자라는 대형 고정납품처가 있었음에도 흑자 도산한 것에 대해 업계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우영의 흑자 도산을 계기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호황의 정점을 찍고 구조조정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삼성 사태로 중소협력업체들 구조조정 영향

삼성전자의 주력 협력중소기업인 우영의 부도로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강국의 위상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4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BLU 분야 등에서 LCD 부품업체가 너무 많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영에 재고가 많이 쌓여 어려움이 더욱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영이 삼성전자에 지나치게 납품을 의존해 온 것이 이번 부도의 원인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우영이 재고가 쌓일 정도로 물량을 늘인 것은 신규 물량 확대에 대한 대비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부터 삼성전자는 8세대 2기 LCD 라인 추가투자를,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신규 투자를 준비 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소니와 8세대 2기라인에서 공동투자 여부를 재빨리 결정짓지 못했고, LG디스플레이와 부품 교차구매 협상에도 실패하면서 그 파장이 우영에게도 적잖게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산업의 경우 안정적인 물품공급을 위해 중소협력업체들이 대기업의 투자결정 이전에 물량이나 장비를 미리 확보하는 선행투자를 많이 한다.

때문에 '삼성특검'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미루면 선행투자를 한 중소협력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2년 전에도 우영에게 17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등 협력관계를 돈독이 했지만, 이번 부도에 앞서서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특검' 이후 삼성 경영진의 자금 결제가 지체 되면서 협력 중소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소문도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제 2의 우영 사태도 우려된다.

일부 부품업체들의 경우는 영업이익 바닥이거나 적자를 보고 있고 고부가 가치 부품업체들이 아니면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영업이익률이 30∼40%까지 올라갔을 때와는 천양지차다.

LCD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트너인 소니가 10세대 LCD 분야에서 삼성과 결별을 선언한데 이어 삼성전자의 국내 협력 중소기업인 우영마저 '흑자 도산'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불황 위기감이 당분간 계속 고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의 위축은 중소협력업체 수익악화 영향

글로벌 기업들의 삼성전자를 향한 협공도 국내 중소업체들에겐 큰 부담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파상적 공격에 따른 삼성전자의 투자 위축은 곧 바로 중소협력 업체들에게 수익 악화라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합종연횡식 세력 규합을 통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협공하고 있지만 특검 사태로 손발이 묶인 삼성전자는 해외 글로벌기업들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이다.

소니와 샤프간 LCD 합작투자로 인해 '쇼크'를 받은 삼성전자가 최근에는 반도체 시장에서도 해외 기업간 합종연횡으로 협공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대만의 반도체 업체인 난야는 지난 3일 미국의 마이크론과 50나노 이하 D램 생산을 위한 공동 기술 개발과 관련한 협약을 맺었다.

해외 반도체기업의 합종연횡은 이번 뿐이 아니다. 대만의 프로모스도 일본의 엘피다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이란 루머가 반도체 업계에 나돌고 있다. 아울러 미국 인텔도 나노칩과 공동으로 100 기가바이트(GB)급 저장용량의 '울트라 메모리칩' 개발에 나서는 등 메모리 강자인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또 일본의 도시바와 NEC, 후지쓰 등 3사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추월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의 IT회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대만 등에 하위 단계 제품을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이 경우 국내 중소기업들은 대만 중소업체들과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의 조속한 정상화와 함께 글로벌경쟁에 재빨리 뛰어들고 그동안 수직관계에 머물던 국내 중소협력업체와 공동제품 개발에 나서는 등 전반적인 개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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