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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청약하셔야 건물 보여드립니다?”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4 22:15

수정 2014.11.07 11:48

새봄, 분양시장이 만개한 가운데 올해 분양시장은 ‘깜깜이 분양’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깜깜이 분양’은 건설사들이 청약접수나 계약까지 모두 마치고 견본주택을 여는 것으로 청약자들이 견본주택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청약한다 해서 나온 신조어다.

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은 분양 판촉 전략으로 수도권 비인기지역과 지방 등 분양시장이 침체된 지역을 중심으로 깜깜이 분양을 선호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청약접수를 마친 뒤 견본주택을 오픈하는가 하면 계약까지 마쳐도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깜깜이 분양을 하는 것은 청약률이 저조해 ‘미분양 단지’로 소문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수도권에서 ‘깜깜이 분양’ 대표 단지는 동양메이저건설이 경기 부천시 송내동에 분양한 부천 엔파트(110.133㎡ 아파트 119가구)다.
청약접수(지난 2월19∼21일)와 같은달 27일 당첨자발표를 마치고 29일 견본주택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입주자모집공고와 동시에 청약접수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청약접수가 시작되고 열흘 정도 지나서 견본주택을 여는 것이다.

울산 북구 신천동의 엠코타운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삼성쉐르빌은 정식 계약일정을 마치고 견본주택을 연 케이스다. 두 사업장 모두 설 연휴를 마친 지난달 12∼14일 청약접수했고 당첨자 발표는 각각 20일, 21일이었다. 계약기간은 2곳 모두 2월 말로 일정상으로 공식 청약일정을 마친 상태다. 삼성쉐르빌은 7일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엠코타운은 아직 정확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나아가 청약과 당첨자 발표, 계약을 마치고 아파트가 어느정도 지어진 후에 견본주택을 여는 ‘장기전’을 구사하는 업체도 있다.강원 원주시 우산동에서 한라건설이 공급한 한라비발디 2단지는 지난해 12월27일 청약접수하고 계약은 지난 1월 마쳤지만 견본주택은 올 가을께 열 계획이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깜깜이 분양은 한마디로 4순위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지방 등 비인기지역에선 공식 분양기간에 광고나 홍보도 하지않고 조용히 있다가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4순위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홍보와 함께 견본주택을 여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hyun@fnnews.com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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