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률이 20여일 후 효력을 잃게 되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이 보조금을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받게 될지를 놓고 정부와 업체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통신단말 장치 구입비용의 지원 금지’ 조항(전기통신사업법 ‘36조의 4’)이 오는 26일 일몰된 후 보조금이 전면 자율화 될지, 일정 수준의 규제가 이어질지에 대한 방침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 이는 갓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아직 위원장이 언제 부임할지 조차 알 수 없는 형편이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26일 이후 대안 ‘전무’
보조금을 사용할 업체들의 견해는 제각각이다. SK텔레콤·KTF는 통신회사들이 알아서 보조금 사용 방법과 대상을 정하는 ‘전면 자율화’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용약관’으로 규제가 지속된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업체 ‘아직’
업무 공백 상태인 방통위는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법 일몰 후 약관으로 사전에 보조금을 자율적으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약관을 통해 보조금 규제를 계속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의무약정제의 위약금이 지나치게 과도할 경우 정부가 사후 제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말에 업체들은 콧방귀를 뀐다. 모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방통위에서 누가 이 업무를 담당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지금 나오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일축했다. 현재 업체들은 보조금 전면 자율화, 이용약관 보조금 규제, 의무약정제 부활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 ‘논쟁’, 고객은 ‘혼란’
업체들은 설전이 한창이다. 자금력이 탄탄한 SK텔레콤은 보조금은 업체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약관 보조금의 고정 비용에서 벗어나 우량 고객 대상으로 타깃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F도 “약관으로 또 규제를 하는 것은 법 일몰 취지에 맞지 않다”면서 “의무약정제도 인수위 계획대로 4월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LG텔레콤 측은 보조금에 대해선 결사 반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객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선 약관에 보조금 지급액·방법을 명시해야 한다”면서 “지금도 공짜폰을 구입할 수 있는 데 의무약정제가 부활되면 고객 의무만 늘어나게 돼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피해를 보는 쪽은 고객이다.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더 싸고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을지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고객은 “지금도 공짜폰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데 보조금이 자율화되면 뭐가 달라지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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