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어교육 광풍, 원어민 강사 몸값 상승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5 14:59

수정 2014.11.07 11:46

새 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중요 교육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외국어 학원의 원어민 강사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학원가는 영어교육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특히 자격을 갖춘 원어민 강사 확보가 영어특수를 타는 데 관건으로 판단,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100% 원어민 강사들로 구성된 서울 강남의 C어학원은 “원어민 강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영어강화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영어 관련 사교육 시장이 더욱 확대되리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영어 사교육 시장 확대가 원어민 강사 수요를 늘리는 한 요인이지만 더 큰 문제는 자격을 갖춘 교사를 찾기 힘들다는 것.

정부가 원어민 강사 자격을 4년제 대학 졸업자(학사학위 소지자) 이상으로 제한,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원어민 교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학원가에서는 그간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돌아갔던 영어권 교민 2, 3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다.

특목고 전문 학원인 A학원의 경우 영어강사 채용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좋은 강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새 정부 영어정책이 영어 말하기와 쓰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원어민 강사, 또는 유학파 강사들의 몸값 상승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청담동의 한 어학원 관계자는 “말하기와 쓰기가 가능한 강사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학원가에 따르면 현재 원어민 강사의 월급 수준은 200만∼300만원 정도. 그러나 여름방학 등 성수기나 인기 강사의 경우 월 500만원까지 받는다. 스카우트 대상이 되면 당연히 몸값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여기에다 학원들은 하우징, 즉 강사들의 한국 숙박비를 책임져야 하고 비행기표 값 등 기타 부대비용도 학원 부담이다.

이같이 기타 비용까지 포함한 원어민 강사료는 기본적으로 월 400만∼500만원 수준에서 일부의 경우 800만원을 훨씬 넘긴다는 것이다.

종로구의 J어학원은 “현재 (하우징을 제외하고) 평균 200만∼250만원 수준”이라면서도 “지역, 시기, 시장 수요 등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고 다른 학원 상황을 보고 (강사료)가 올라가면 거기에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원어민 강사의 몸값 상승은 그렇잖아도 높은 학원비의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영어유치원의 학원비가 월 180만∼200만원을 호가하고 있는데다 그나마도 자리가 없어 대기자 명단이나 유치원 입학을 위한 선행 고액 과외까지 등장하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외국인 원어민 교사가 있는 강남의 C유치원은 월 150만원의 수업료를 받는다. 여기에 특별활동비까지 추가되면 교육비는 200만원을 훨씬 넘는다.
이 학원 관계자는 “유치부 등록생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늘었다”며 “문의 전화도 늘고 있어 프로그램을 늘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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