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야 ‘개혁공천’ 이슈 선점 경쟁 치열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5 16:04

수정 2014.11.07 11:46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 개혁공천 이슈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야는 특히 개혁공천의 성과와 직결되는 각각의 정치적 ‘텃밭’인 영남지역과 호남지역 물갈이 폭과 규모를 놓고서 은근히 ‘눈치작전’을 펼치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계간 알력 및 갈등 표출 우려 등을 감안해 가장 나중에 영남지역 내정자를 일괄 발표하기로 하는 등 ‘공천 뇌관’인 영남지역 물갈이 규모에 모든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비리·부정 전력자의 공천 배제 기준을 놓고 ‘예외없는 원칙 고수’의 공심위와 당을 위해 불가피하게 희생한 부분에 한 해 선별 구제하자는 ‘제한적 예외 인정’의 당 지도부 입장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민주당이 개혁공천 이슈를 주도하는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을 매우 못마땅해한다.

한나라당이 먼저 ‘금고이상 형 확정자’에 대해 공천 심사를 아예 하지 않도록 ‘공천 배제 특허권’을 가졌지만 최근 민주당의 공천배제 기준 논란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탓이다.


텃밭인 영남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폭’도 관심사이지만 경우에 따라 친이-친박간 사생결단식 대결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어 그야말로 ‘폭풍전야’같은 분위기이다.

영남지역 내정자에 대한 순차적 발표가 심각한 공천 후유증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괄 발표를 통해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개혁공천의 상징적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것.

일각에선 친이-친박간 ‘내부 합의’에 따라 계파별 배분이 이미 진행됐다는 얘기와 함께 친이측에서 영남지역의 핵심을 이룬 친박계 인사들을 ‘대거 숙청’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일단 민주당측의 호남지역 물갈이 규모를 보고 텃밭 영남지역 물갈이 폭을 정할 수있다는 일종의 ‘시간차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개혁공천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더 높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최고위원회가 ‘도덕성’ 논란 등이 제기돼 보류했던 4명의 내정자에 대해 공천심사위가 원안 고수 방침을 결정하고, 참여정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전 의원의 한나라당 공천이 확정되면서 ‘철새 공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박재승 위원장의 ‘금고형 이상 비리·부정자 공천 배제’ 원칙 천명이 여론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당을 위해 헌신한 경우에 한 해 선별적으로 구제하자는 당 지도부의 ‘현실인식’과 공심위의 원칙론이 충돌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당 지도부는 당을 위해 희생한 경우까지 공천배제에 포함시킬 경우, 어떻게 당원들에게 당을 위한 헌신을 요구할 수 있느냐고 되묻고 있다. 공심위가 너무 ‘경직된’ 원칙만을 앞세우면서 ‘외통수’를 두는 바람에 당을 앞세워 총선전략을 진두지휘해야하는 당 지도부로선 유연한 퇴로 마련이 사실상 막혀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의견 조율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공천 배제 원칙을 공개하는 바람에 현실적인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당원들을 설득해야 할 당 지도부의 설 자리가 거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손학규 대표는 사전 의견 조율과정을 거치지 않고 발표된 데 대해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공심위는 자체 의결에 앞서 당 지도부에 대한 ‘의견 청취’를 구함으로써 이제 공은 지도부로 넘어간 상태이다.


박경철 공심위 홍보간사는 5일 당사 브리핑에서 “‘대의 멸친’(大義滅親=큰 뜻을 위해 가족까지 희생할 수있다) 각오속에 1차 공천단계부터 계파안배와 이해, 정치공학적 고려 없이 원칙 선상에서 진행돼야만 공정한 원칙에 입각한 공천이 될 수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신청자들은 당장 ‘당에 헌신한 죄밖에 없다”며 무소속 출마 배수진까지 치는 등 내홍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특히 공천쇄신의 바로미터인 호남지역에 대한 물갈이 폭을 이미 공언한 30% 수준에서 그 이상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남지역 현역 의원들은 하루가 일년처럼 입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haeneni@fnnews.com최승철 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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