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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런던필과 만나다



“나는 비올라를 어깨에 얹어 보았다. 처음 비올라를 얹은 어깨가 편안했다. 현을 퉁겨 보았다. 바이올린보다 낮은 음역을 지녔지만 깊은 소리가 편안하게 감겼다.”(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중에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0·사진)은 한국 관객에겐 아주 특별한 연주자다. 그는 유명 연주자가 아니라 한 명의 ‘아름다운 청년’으로 국내 팬들에게 먼저 알려졌다. 지난 2005년 KBS ‘인간극장’의 주인공으로 전파를 탄 리처드 용재 오닐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후 미국으로 입양된 이복순씨. 어머니 이씨와 리처드 용재 오닐 간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고 그는 어느새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 인사가 됐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지난 2∼3년은 아주 특별한 시기였다. 지난 2005년 내놓은 1집 앨범에 이어 출시한 두번째 앨범 ‘눈물’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클래식 음반 판매 순위 1위를 장식했고 지난해 말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발매한 3집 앨범 ‘겨울 여행’도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런 성취는 전쟁 고아를 어머니로 둔 그의 아픈 과거와 특별한 가족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매년 한 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번에는 세계 최정상급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PO)와 협연한다. 또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맞춰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도 출간한다.

LPO 상임작곡가 마크 앤소니 터니지의 ‘저녁 노래’와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 등을 연주하는 이번 공연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이 국내 팬들에게 선사할 곡은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 지난 2005년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을 한 차례 연주한 바 있는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라라는 악기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적합하게 그 악기의 장점을 알릴 수 있는 곡이 바로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이라면서 “이 곡은 바이올린에서 비올라로 전공을 바꾸면서 처음 배운 곡이기도 해 나에게는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자신의 이름을 달고 출간된 첫 책을 통해서도 부드럽고 섬세한 감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비올라를 닮은 연주자’라는 세간의 평가에 맞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드러내려 하기 보다 남을 빛나게 하고 음악이 우리들의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는지를 설명하려 애썼다는 평가다.

평소의 친분 때문에 이번 책에 추천사를 쓴 영화감독 박찬욱은 “이 놀라우리만큼 아름다운 산문들은 마치 슈베르트의 연가곡처럼 우리를 흐르는 물결에 태우고 방랑하게 만든다”면서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들이대지 않고 떠벌이지 않는 모습이 영락없이 현악 4중주에서의 비올라와 같다”고 말했다. 5만∼20만원. (02)318-4302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