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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북] ‘조영구 다리는 30억원짜리다?’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5 16:35

수정 2014.11.07 11:46



■조영구의 맨발의 재테크(조영구 지음/다산북스)

미국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이 최초로 평양 공연을 마쳤다. 서울 온 지휘자 로린 마젤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믿기지 않는다(Unbelievable).”

방송인 조영구(41)의 재산이 글쎄 30억이란다. 처음 기사가 나왔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 역시 마젤처럼 “믿기지 않는다”는 얘기뿐이었다. 이게 좀 속상했던가. 어느 샌가 1년 뒤, 그 남자의 꿈과 재테크 이야기를 담은 책 ‘조영구의 맨발의 재테크’(다산북스)가 신간으로 나왔다.

이 책은 맨몸으로 맨발로 30억을 번 조영구의 인생 역정 스토리가 내용을 독차지한다.
이론적인 재테크 노하우 기대엔 크게 부응하지 못한다. 어느 페이지를 훑어본들 돈을 버는 방법이나 공식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절망할 이유는 없다. 재테크 전문가들의 저술보다 이론(법)은 약하지만 육성(묘수)은 구구절절 옳다.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낚시처럼 재테크도 낚는 법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렇게는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낼지도 모른다. 낚싯바늘의 길이나 굵기, 굽은 정도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이론서를 읽는다고 재테크의 도(道)를 깨닫거나 금방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진 않는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고수는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는다. 하지만 하수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한 마리의 고기도 못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럴까. 이걸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설마 같은 낚시대가 아니라는 핑계를 대고 싶은가. 똑 같은 재테크 책을 놓고 읽어도 돈을 버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돈을 벌지 못하는 독자들이 있다. 따라서 백날 이론을 �v아서는 하수가 재테크의 고수가 되진 않는다.

또 책이 어떻게 돈 버는 방법을 다 가르쳐줄 수가 있단 말인가. 가르쳐 준다면 이론이지 어찌 그게 진정 묘수일까. 낚시대 파는 사람이 반드시 여러 마리의 고기를 잘 낚는 고수일 필요는 없다. 그건 하수도 팔 수가 있어서다. 이처럼 누구든지 팔고 가르칠 수 있는 게 재테크다. 마찬가지로 방송인 조영구가 금융상품, 세금, 투자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갖추지 못해도 그런 지식이라곤 하나도 없으면서도 30억을 모은 재테크 과정을 당당하게 밝힐 수는 있다. 더구나 ‘촌놈’ 조영구가. 그의 재테크 이론은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돈 벌이’이다. 그런데도 여느 재테크서와 달리 감동적이며 또 단숨에 읽히는 재미도 준다.

단순 무식한 조영구식 재테크 주장은 이렇다. △나는 조용필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18쪽). 이는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는 명언과 궤를 같이 한다. 바람(꿈)이 내게 없다면 바람(목표)은 내게 오진 않는다는 설명이다(꿈의 법칙). △바람이 생기면 열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또 기회는 도전자에게 오며, ‘평소 준비(100쪽)’된 자가 잡는다(부자법칙=열정+준비). △무조건 빨리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122쪽). 고기를 빨리 잡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대신 고기를 잡는 묘(재미)를 깨달아야 된다는 것(낚시의 법칙)을 강조한다. △본업만한 부업은 없다. 본업보다 더 큰 재테크는 없기 때문이다(169쪽). 결코 본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부업에 기웃대지 말라(재테크=본업에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

저자의 본업은 방송. 방송이 부르면 언제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그는 당장 뜀박질한다. 바쁘게 움직이기 위해서다.
그러니 돈 버는 시간보다 돈 쓸 시간이 없다. 이러한 단순 무식한 방법. 재테크로 인정을 안 할 수 없다.
30억…. 이제는 “믿겨진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ylmfa97@nav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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