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대통령-기업인 핫라인’ 기대크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5 16:43

수정 2014.11.07 11:46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기업인 핫라인’을 개설키로 했다고 한다. ‘기업인 핫라인’은 평소에는 수행비서가 핫라인 휴대폰을 맡고 있다가 이 대통령과 연결하고 업무시간 뒤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관저로 가져가 잠자리에 들 때도 머리맡에 둘 계획이라고 한다.

‘기업인 핫라인’은 지난 대선 때 한 공약을 실천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참신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경기도 시흥 한국산업기술대에서 열린 상공인 초청 조찬강연에서 “최근 해외 출장길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휴대폰으로 실무자의 보고를 받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기업인이 대통령에게 직접 휴대폰으로 통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아가 핫라인은 당선인 시절 줄곧 강조했던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기업친화적)’ 원칙을 실행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우리 경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여파와 고유가 등으로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며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동참 없이는 경제를 살리기가 불가능함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대통령이 경제 현실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진단과 처방을 내림으로써 경제 살리기 행보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인 핫라인’은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라도’ 기업인들과 직접 소통해 실상을 파악하고 그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사고를 반영하려는 실용정신의 산물로 봐야 할 것이다.


기업인들은 이 같은 소통의 기회를 과거처럼 권력에 줄을 대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 시장개척과 고유가 파고 극복, 일자리 창출 등에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계기로 선용(善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청와대와 기업, 정부와 재계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기업인 핫라인’의 참된 의미를 살리는 동시에 정경유착이라는 후진적인 관행을 청산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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