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하락장에선 ‘가치주펀드’ 사세요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5 18:00

수정 2014.11.07 11:45



가치주펀드가 ‘겨울 주식’ 대 바겐세일을 맞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여간 국내외 가치주펀드는 증시 한파에 할인된 주식을 대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반등론과 신중론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동안 좋은 주식을 싼 값에 사들일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가치주펀드 조용히 샀다

가치주 투자로 주목받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코스피지수 1600선이 무너졌던 지난 1월말부터 1600선에 머물던 2월 중순까지 주식을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종목은 한국포리올과 선진, 삼양중기, 동양고속, 계양전기 등. 대부분 5∼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대덕GDS와 방림 등은 지분율이 1∼2%가량 늘었다.


마라톤 가치주 펀드를 운용하는 신영투신운용도 변동성이 컸던 2월 보유지분을 대폭 늘렸다. 신영투신이 신규 편입한 종목은 삼익THK와 LG상사, 한일건설, 태경화학 등이며 지분율은 5% 이상. 이외에도 현대약품, 삼정펄프, 인천도시가스, 동일방직, 한양증권 등을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높였다.

외국계 펀드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JP모건시큐리티스는 4일 장내매수를 통해 동원F&B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미국 국적의 데칸밸류어드바이저스는 삼영전자공업 지분을 5% 신규취득했고 미국 법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도 LIG손해보험을 5.37% 가량 장내매수했다.

이들 종목은 대체로 선방중이다. 한국포리올과 LG상사는 지난 한달간 12% 수익률을 냈고 태경화학과 계양전기, 대덕GDS도 소폭 상승했다.

■투심 악화는 세일 기간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투자주체들이 관망세를 보이면 저평가 종목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가치주펀드는 이때를 이용, 펀드 상태를 건강히 유지하고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저평가 종목을 채워 넣는데 집중한다.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을 싸게 사서 오랜시간 보유하는 것이 가치주펀드의 특징인 만큼 단기 수익률에는 얽매이지 않는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전무는 “투심이 악화될 수록 저평가 종목들은 눈에 띄게 마련”이라며 “변동성이 크고 모두 관망이 우세한 최근 시장 상황은 저평가 종목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가치주펀드가 주목하는 것은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이다. PER는 10배 이하. PBR는 0.5 이하 수준으로 장부가액의 반 이하에 거래되는 종목 위주로 선정한다. 배당수익률은 4% 이상이면서도 배당 가능 이익이 꾸준히 지속되는 기업을 택한다.

‘이익의 질’에도 주목한다.
100억원의 이익이 나도 환율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일회성 이익이라면 제외시킨다. 반면, 업황이 좋지 않아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종목은 업황 개선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우선 순위에 둔다.


이 전무는 “중소형주뿐 아니라 저평가된 대형주도 많이 매수하고 있지만 대형주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공시가 되지 않을 뿐”이라며 “최근 부진한 은행주를 사들이는 등 지금도 중대형주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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