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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전셋집 구한다고?..“줄을 서시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5 18:08

수정 2014.11.07 11:45



“서울 강북에 전셋집 구하려면 줄을 서시오∼.”

서울 강북지역에 재개발 이주수요가 집중돼 극심한 전세난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일대 중개업소에는 계약을 위한 ‘대기순번’까지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더구나 물건이 나오는 대로 즉시 계약이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계약금을 지참하는 것은 필수다.

5일 서울 강북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응암동 등 강북지역 뉴타운개발 예정지 주변지역에 재개발 이주수요가 몰리면서 다세대와 연립주택 등의 전세매물이 극심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더구나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재계약 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전세수요도 계속 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선 물건이 나오는 즉시 계약이 이뤄지고 중개업소에는 전세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수요자들이 넘쳐나면서 대기순번까지 생기고 있다.

■전세시장에도 ‘줄서기’ 등장

요즘 강북지역에서 전세를 구하려면 중개업소로부터 대기순번을 받아야 한다.
집을 보고 계약 여부를 결정할 정도의 시간여유도 없다. 물건만 있으면 곧바로 계약이 체결돼 머뭇거리다간 물건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결혼하는 김모씨(32)는 최근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강북구 미아동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미아뉴타운과 인근지역에서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이주수요가 대거 몰려 다세대나 연립주택 전세물건이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하철 4호선 쌍문역 주변의 중개업소에서 “전화번호를 남기고 기다리라”는 말만 듣고 다른지역을 알아보기 위해 문을 나섰다. 현지 B공인 관계자는 “미아삼거리 역세권지역 6000만원 안팎의 전세물건은 현재 단 한건도 없다”면서 “지금도 15명이 대기순번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전세물건은 모든 중개업소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거짓말 안하고 1분 안에 계약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계약을 하지 못할 정도”라며 “집이 깨끗하냐, 도배는 해주냐는 등의 문제는 말할 처지가 못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계약금 지참은 필수”

이렇듯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물건이 나오는 즉시 계약으로 이어져야 하기 대문에 계약금 지참은 필수다. 최근 서대문구 가좌동에서는 매물을 보고 구두계약을 하고 계약금은 그 다음날 주기로 했다가 다른 수요자가 덥석 계약하는 바람에 주인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강북 전세시장에서 이 같은 상식 밖의 진풍경이 벌어지는 것은 매물이 없어서다. 최근 품귀 속에 전셋값이 오르면서 만기가 돌아온 기존 전세입자들이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재계약하는 사례가 늘면서 물건이 나오지 않는 데다 뉴타운 등 재개발 본격화로 재개발지역의 이주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H공인 관계자는 “물건의 상태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전세계약을 하려면 순번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고 대기자에게 물건이 있다는 연락을 하면 즉시 달려와야 계약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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