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 변수에 증시 전체 흐름은 지지부진했지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LG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 IT주들이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조정장에서는 금융업종의 시가총액을 누르더니 이번 조정장에서는 대표업종으로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전일보다 137.5포인트(2.32%) 상승한 6042.77에 장을 마감, 시가총액 156조860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업종 지수는 1.11% 하락으로 나흘째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시총 136조7906억원을 기록했다.
■IT, 금융업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굳히기
올해 들어 IT업종이 다시 업종별 시총 1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1월 24일. IT와 금융의 시총이 각각 151조6570억원과 150조710억원에 거래를 마치면서다. 지난해 5월 금융에 역전당하는 ‘굴욕’을 겪은 지 9개월 만이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은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손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블랙 먼데이’를 연출하면서 직접 연관된 금융주는 추락하고 IT주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조정장 때마다 IT주가 뜨는 이유는 실적모멘텀과 최근 환율추이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수석연구원은 “다른 업종과 달리 서브프라임이나 선진시장 경기 침체 우려에도 유일하게 1·4분기 이익전망이 하향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금리 인하로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엔화는 강세를 보이는 것도 호재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870원 대에서 급등해 전일은 91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IT는 일본과 경쟁이 불가피한 섹터기 때문에 엔화강세는 IT주의 매력을 부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도주보다는 대안주 관점에서
이런 IT주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까.
일단 IT주들의 1·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전망이 밝다. 특히 LG전자와 LG필립스는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와이즈FN에 따르면 LG전자와 LG필립스LCD의 1·4분기 증권사들 컨센서스는 2593억원과 62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36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역시 양호하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1조383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브프라임 충격에 그대로 노출된 금융주보다는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서 연구원은 “오늘 IT주는 실적 전망도 좋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린 수급적 요인도 있었다”며 “서브프라임 부실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외인이든 기관이든 금융주는 포트폴리오에서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T주에 대해서는 주도주 귀환보다는 조정시 대안주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지적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전체 업황은 물론 미국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IT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며 “상승추세로 보기보다는 대안주 개념으로 개별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hug@fnnews.com 안상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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