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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지리산 고로쇠 여행 떠나요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서 지루했던 추위는 어느 새 꼬리를 내렸다. 세상 만물이 다시 깨어난다는 신비의 계절, 봄이 시나브로 찾아온 것이다. 이 계절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추스르며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고로쇠 맛보기’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고로쇠하면 봄내음이 물씬거리는 남도 섬진강 지리산 자락이 으뜸. 지금 지리산 일대에 신비의 약수라 불리는 고로쇠 채취가 한창이다. ‘뼈에 이롭다’해서 골리수(骨利水)라고도 불리는 고로쇠. 한방에서는 고로쇠를 풍당(楓糖)이라 해서 예로부터 신경통이나 관절염 환자들에게 특효가 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고로쇠에 얽힌 이야기 하나.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백운산(전남 광양 소재)에서 오랫동안 좌선을 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갑자기 무릎이 펴지지 않아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려 했으나 가지가 찢어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고 한다.

도선국사는 그 때 찢어진 나뭇가지에서 물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는 것을 보고 목을 축였는데 신기하게도 이 물을 마신 후 무릎이 펴지고 몸이 좋아져 나무의 이름을 ‘뼈에 이롭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라 붙였다고 한다

이곳 지리산 고로쇠 약수는 해발 1000m 내외의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와 자작나무과의 활엽수에 속하는 수령 70년에서 100년 이상된 나무에서만 채취된다. 따라서 해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그야말로 ‘청정 지리산 고산지역의 수액’. 성분의 우수성과 효험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천년고찰 화엄사와 한화리조트 인근 고로쇠 약수는 이를 맛보려는 여행객들로 연일 북새통이다.

고로쇠 효능이라면 무엇보다 살아 있는 나무에서 채취하는 생체수로 칼슘, 마그네슘, 염산이온, 황산이온 등과 필수 영양소인 미네랄 성분이 물보다 40배나 많이 함유돼 있다는 것. 또한 사람에게 에너지 공급원인 자당과 비타민, 철분, 망간 등의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고혈압, 신경통, 위장병, 변비, 피부미용, 산후통과 체내에 쌓인 노폐물 제거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로쇠 특유의 향기와 함께 약간의 당도가 있어 거부감도 없고 많은 양을 섭취 해도 물리지 않는다.

따뜻한 방이나 사우나 등에서 한증을 한 후 한 번에 다량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오징어나 명태, 땅콩 등의 짭짤한 음식에 곁들인 것도 맛 있게 마시는 요령. 또 토종닭과 밥, 미역국에 물대신 고로쇠 약수로 요리를 하면 미각을 돋운다.

그래서일까. 지리산 인근에서는 고로쇠 토종닭 백숙을 비롯한 고로쇠 갈비구이, 고로쇠 생과일 주스, 건강차 등 고로쇠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가 지천이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사진설명='뼈에 이롭다'해 골리수라고도 불리는 고로쇠. 지리산 피아골을 찾은 여행객들이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

■찾아가는길+지도

-자가용: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전주IC→남원→구례→화엄사 방면→지리산(3시간 30분 소요)

-고속버스:서울(남부터미널)→구례행 09:10, 10:50, 13:30, 15:10, 16:30, 18:30(약 4시간 소요)

-시외버스:서울에서 구례까지 09:10∼17:20 1일 5회 운행(4시간 30분 소요)

-구례에서 화엄사까지 08:00, 20:10, 20분마다 운행(1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