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낙동강 오염’ 또 人災/배기재기자

배기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6 17:00

수정 2014.11.07 11:42

경북 김천 코오롱 유화공장 화재에 따른 낙동강 페놀 유입 및 포르말린 검출과 관련, 대구시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의 부실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환경당국은 포르말린 검출에 대한 뒤늦은 발표 자료에서 "포르말린은 기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질오염 물질이 아니며 하천수 및 먹는 물 검사 항목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구 및 영남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은 "관계기관이 사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지역 주민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한다.

페놀 오염 대책도 비난의 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3일 대구시는 페놀이 함유된 물이 같은 날 오후 7시30분께 달성군 성주대교에 도달하고 4일 새벽 4시가 돼야 매곡취수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도 4일 새벽 매곡취수장에 유입될 것을 가정, 비상급수 대책을 세웠다.

그러나 페놀은 3일 낮 12시께 이미 성주대교에 도달했고 이 물은 예상보다 11시간 이른 오후 5시께 매곡취수장을 통과했다.

더욱이 각 기관들의 낙동강 유속 예상치 역시 천차만별이어서 페놀의 매곡취수장 도착 시간을 대구시는 4일 오전 4시로, 환경부 물환경연구소는 4일 오전 9시, 대구지방환경청은 5일 오전 8시로 각각 전망을 했다.
모두 잘못된 예측이었다.

대구시는 예상을 깨고 3일 낮 12시 페놀이 성주대교에서 검출되자 한참 지난 오후 3시15분께 취수 중단 조치를 취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비록 기준치 이하의 유해성분이 검출되긴 했지만 대구시의 예측 오류에 따른 뒤늦은 대처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즉 이번 김천 코오롱 유화공장 화재로 인한 낙동강 페놀 및 포르말린 유입 사고는 소방당국과 자치단체, 회사 관계자들의 부실한 대응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특히 하천관리가 지방자치단체와 국토관리청, 지방환경청, 수자원공사 등으로 다원화돼 재난이 발생할 경우 상황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총체적인 관리시스템 재정비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kjba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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