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국제가격이 1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커피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두 소비량의 30%를 생산하는 브라질에서 오는 8월에나 커피수확 가능하기 때문에 원두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커피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곡물가에 이어 원두가격도 금값
밀, 콩 등 곡물가에 이어 커피 원두 국제가격이 1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는 지난 1월 가격이 1파운드(453g)당 137.1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2.4센트에 비해 12% 올랐다. 로브스타 원두는 71.4센트에서 91.2센트로 28% 올랐다.
런던 선물시장에서도 5월 인도분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올 초에 비해 40% 급등해 지난 98년 2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 한해 동안 20% 안팎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폭등세인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가장 큰 커피 브랜드 폴저스를 소유하고 있는 프록터 앤드 겜블과 맥스웰하우스, 유반 등을 운영하고 있는 크래프트사는 최근 6개월 동안 세 차례나 커피가격을 올렸다.
폴저스 커피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커피가격을 세 차례에 걸쳐 총 45센트 인상했다.
크래프트사는 이번주 인스턴트 커피와 원두커피 가격을 4% 인상했다. 스위스 네슬레사도 시장 상황을 가격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커피값 인상은 원두 재고량이 줄고 있지만 전 세계 커피 수요는 늘어나는데 기인하고 있다.
한편, 올해 전 세계 커피 소비는 지난해에 비해 1.6% 늘어난 1억2500만포대이며 지난 2000년부터 아시아와 동유럽, 남아메리카에서 소득 증가로 상승세를 타고있다.
■국내 커피 가격도 인상되나
로부스타, 아라비카 등 원두 국제가격이 잇따라 인상됨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들은 인상분을 소비자가격에 얼마나 반영할지를 놓고 고민에 들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국제 원두가격 인상률이 19%에 달하자 국내 커피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지난해 7월 맥심커피와 맥심커피믹스의 출고 가격을 5.8∼8.0% 인상했었다.
원두가격이 추가 인상된 올해의 경우 지난해 인상률에 견줘볼 때 최소 5% 인상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두 등을 대부분 고정가격계약으로 조달하고 있어 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그러나 원두가격 급등이 최근 회사 실적을 위협하는 가장 주된 요소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인상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은 가격인상 대신에 용량이나 포장에 변화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인상요인을 흡수하고 있다.
커피빈은 더 이상의 커피값 인상이 어렵자 최근에는 3500원짜리 설탕과 우유가 들어간 ‘커피빈커피’를 내놓는 대신 사이즈를 8온스(226g)로 작게 변경해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대부분 농가와 고정가격 계약을 통한 원두를 본사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당장 원가에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원두와 유제품 가격 급등,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윤정남 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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