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판용=(인+지)공작새 깃털 원리 이용한 나노소자 기술 개발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6 11:56

수정 2014.11.07 11:43


<사진은 정과부 화상>

국내 연구진이 나노소자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일궈냈다.

KAIST 생명공학과 양승만 교수팀은 나노 수준의 주기를 갖는 레이저의 3차원 패턴(홀로그래피 패턴)을 기록성 물질에 복사해 새로운 나조소자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영국왕립학회가 발간하는 랩온어칩 3월호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기범 교수팀은 나노기술 구현의 핵심 요소기술인 원자 이미지를 이용한 전자빔 리소그래피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이영희 교수는 기존 알루미늄보다 역학적 강도가 3배 이상 향상된 나노복합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최대 55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작새의 깃털 원리 이용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광결정은 특별한 파장의 빛을 제어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광컴퓨터 구현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모르포 나비, 공작새의 깃털, 오팔 보석 등이 보는 각도에 따라 빛깔이 아름답게 변하는 것은 광결정 특성 때문이다.

양승만 교수팀은 “그동안 덩어리 형태로 연구했던 광결정을 원하는 형상으로 자유롭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광컴퓨터 등에 필요한 광소자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또 광결정 특성이 주변에 존재하는 물질의 굴절률에 따라 민감하게 변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광자유체소자라는 새로운 개념의 융합소자도 제작했다.

이 소자는 머리카락 두께의 유로 내부에 광결정을 집어 넣어 미량의 유체가 흐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소자에 미세관으로 다양한 유체를 흘려 주며 광결정을 제어할 수 있었다.

양 교수는 “광자유체소자는 물방울의 1000분의 1 정도의 미량으로도 물질을 분석할 수 있다”며 “유체를 이용해 광결정 특성을 변화시키는 기술은 새로운 광소자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빔 리소그래피 기술도 이용

김 교수팀은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얻어지는 옹스트롬(1Å=100억분의 1m) 크기의 원자 이미지를 수십∼수백 배 확대해 1∼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패턴을 기판 위에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AIPEL’로 이름 붙인 이 기술을 이용해 20㎚급의 양자점 및 양자선을 대면적 기판에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 세계적인 전자현미경 및 전자빔 리소그래피 장비 제작회사인 일본 제올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원자 이미지를 이용한 전자빔 리소그래피 장비도 개발했다.

김 교수는 “생산성이 낮던 기존 리소그래피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AIPEL 기술은 투과전자현미경에서 얻어지는 원자 이미지를 넓게 확대해 사진을 찍듯 패턴을 형성하기 때문에 약 33배 이상의 생산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크기, 밀도, 거리 등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자의 이미지 자체를 마스크로 이용하기 때문에 패턴 형성을 위해 소요되는 수천만원대의 인위적인 마스크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차세대 나노소자의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는 혁신적인 나노 패턴 형성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 및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의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로 선정됐다.

■강철같은 알루미늄 나온다

성균관대학교는 BK21 물리사업단 나노튜브 및 나노복합구조 연구센터 이영희 교수가 알루미늄과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한 신소재 제조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알루미늄이나 강철 등의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나노복합체를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는 알루미늄 주조전문기업인 ㈜엠앤에스와 이 교수팀이 2006년 10월부터 알루미늄 나노복합체 개발을 목적으로 나노복합체연구소를 설립해 얻은 결실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역학적 강도가 강철의 100배, 전기전도도는 구리의 1000배, 열전도도는 흑연에 수배나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밀도가 1g/㎤ 이하이고 흑연판 구조여서 알루미늄과 결합하는 것이 마치 물과 기름을 섞는 것처럼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 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루미늄과 탄소나노튜브를 전처리한 후 알루미늄과 탄소 사이에 공유결합을 형성시켜 고농도 탄소나노튜브의 모합금을 만든 후 이를 알루미늄에 용해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신소재는 알루미늄보다 역학적 강도가 3배 이상 강하며 제품 두께를 얇게 만들수 있기 때문에 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나노복합신소재는 자동차, 우주·항공, 조선, 기계산업 등을 비롯해 건축자재와 스포츠·레저용품 등에 활용될 수 있다”며 “특히 자동차, 비행기 등의 운송장비의 경량화를 통한 연비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알루미늄을 나노복합신소재로 교체하면 연간 550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가 예상된다./economist@fnnews.com이재원·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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