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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엔진 지금 달아야 ‘10년 미래’ 보장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6 22:15

수정 2014.11.07 11:40

대기업들의 활발한 신사업 진출은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10년 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과 신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으로 투자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그룹별로 현재의 경쟁력으로는 미래 세계경제의 축으로 떠오를 중국과 인도 등의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불거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의 국내 파급효과 역시 가늠할 수 없다는 점도 위기로 꼽힌다.

게다가 올 초부터 불어닥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생산원가 부담 급증은 올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으로 각 그룹들은 기존의 사업을 ‘캐시카우’로 하고 신성장동력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의 사업군과 연계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이나 에너지사업, 금융업 등 미래성장사업으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들의 유보현금은 30조여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막대한 자금을 어느 곳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향후 재계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인식하에 각 업체들은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2009년 세계 1위 전자회사 도전’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한 삼성전자는 6대 주력사업(디지털TV, 휴대폰, 메모리, LCD, 프린터, 시스템LSI)을 중심 축으로 신시장과 신사업 발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5년 내로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을 본격화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사업을 별도로 진행 중인 삼성SDI와 사업군 재조정 등의 문제를 5년 내로 일단락짓겠다는 자세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뒤 디스플레이 산업이 기존 주력사업인 반도체의 성장률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AM OLED TV는 5년 뒤에 전자업계의 핵심사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삼성중공업도 ‘2010년 세계 초일류회사’ 실현을 위해 공격경영과 신성장동력 확충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의 LG디스플레이 역시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중국과 대만 아웃소싱 업체를 대폭 확대해 원가를 절감할 방침이다. 또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글로벌 LCD 업체로 우뚝 선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철강과 금융 등 각종 신사업을 5년 내로 구체화한다. 특히 금융 분야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5년 안에 더욱 확대한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그동안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증권사를 신설하거나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올해 신흥증권 인수에 성공했다. 기존의 현대카드, 현대캐피탈과 함께 금융사업 역시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해 주는 현대제철을 통한 일관제철소의 꿈도 성사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고로공장 건설에 착수해 오는 201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가동을 위해 철광석 구매, 기술 제휴 등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꾸준히 챙기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5년에 세계 자동차 4강이 되는데 밑거름이 될 국내 자동차부품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또 원가 경쟁력 확보, 수출 확대를 비롯한 글로벌 전략 수립, 기술개발 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원천 기술력 확보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C와 SK케미칼, SK C&C, SK건설 등 SK그룹의 중견 계열사들 역시 성장동력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매출 규모 1조∼4조원인 SK그룹의 중견 계열사들은 최근 신규사업과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성장형 조직으로 전환했다. SK케미칼은 신규사업 개발을 위한 별도 조직을, SK C&C는 ‘u-City’ 추진사업본부를 확대하는 등 계열사마다 신성장동력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012년 20조원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오픈마켓을 겨냥해 최근 ‘11번가’ 브랜드로 쇼핑몰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최근 중국 현지 음반사인 ‘티알 뮤직’의 지분 42.2%를 확보, 최대 주주로 전체 중국 음반시장에서 1위 자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GS그룹의 기존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올해는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허창수 회장은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GS홀딩스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있고 GS건설 역시 해외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인수전은 GS칼텍스가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올 한해 인도와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항을 비롯 광양∼인도∼베트남을 잇는 아시아 ‘철강벨트’를 구축해 ‘글로벌’ 철강사로 우뚝 선다는 방침이다. 5000만t 이상의 조강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철강업계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밥캣 등 잉거솔랜드 3개 사업부문 인수작업을 완료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두산그룹은 올해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 포트폴리오를 발굴할 태세다.


수익성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각 사업분야에서 5∼10년 후 세계 1, 2위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다. 두산그룹은 특유의 ‘M&A 노하우’를 활용해 오는 2015년 ‘매출 100조, 영업이익 10조, 해외매출 비중 90% 이상’이라는 목표달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 등 국내 M&A 시장에서도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1부·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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