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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증가세 꺾일줄 모르네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6 22:20

수정 2014.11.07 11:40

올해 들어서도 시중유동성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유동성 증가가 가계가 아닌 기업 탓이어서 경기전망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6일 한은이 발표한 ‘1월 중 통화·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통화·유동성 지표들은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평잔 기준)은 12.5%로 전달보다 1.0%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2003년 2월 1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이상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증가율도 전달 10.6%에서 11.4%로 상승했다.

따라서 전체 광의유동성(L·말잔) 증가율은 13.0%로 2003년 1월(13.6%) 이후 5년 만에 13%대로 복귀했다.

유동성 급증은 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 때문이다.

올 1월 중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사상 최대인 11조4855억원이다.

한은은 기업으로 흘러간 돈이 통화창출 과정을 거쳐 다시 은행의 고금리 예금으로 들어온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의 특판예금 판매로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1월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달 대비 8배 급증한 것이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회사채 발행 여건도 개선돼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증가한 것도 유동성 증가에 일조했다.

1월 중 회사채와 기업어음(CP)는 지난달 3조1000억원 감소에서 1조원 증가로 전환했다.

또 머니마켓펀드(MMF)도 정부자금이 유입되면서 전달 6조2000억원 감소에서 6조8000억원 증가로 돌아섰고 기타 수익증권도 주식형 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증가 폭이 전달 7조9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통화량이나 유동성 팽창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은 하겠지만 과거와 달리 기업대출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경기 등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월 금융기관 유동성 증가를 주도한 은행 예·적금 증가세는 2월 들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08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은행의 수신 증가폭은 8조9000억원으로 전달 12조2000억원에 비해 3조3000억원 가량 둔화됐다.
예금금리가 하락하고 단기상품에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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