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12시)"회사 화장실서 변보다 사망, 업무상 재해"..대법

회사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던 직원이 회사 화장실에서 변을 보다 사망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7일 회사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송모씨의 아내 이모씨(43)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달라”며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충남 공주의 도로 확포장공사 현장 소장으로 근무하던 송씨는 2003년 7월 8일 공사현장의 감리단장, 감리단원과 함께 공주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가슴이 답답하다며 자리를 나왔다.

송씨는 공사현장 사무실로 돌아와 직원과 업무 관련 얘기를 잠시 한 뒤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 의식을 잃은 채 비스듬히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으며 119구급대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같은날 9시께 사망했다.

원심은 “송씨가 입사한 이후 사망할 때까지 5년 넘도록 대부분 공사현장 소장으로 재직했고 오랜 기간 가족과 헤어져 지내야 한데다 공사진행 과정도 원활한 편이 못돼 적지 않은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송씨의 소속사인 H사는 당시 공사현장 진행과정이 원활치 않자 능력을 인정받은 송씨를 현장에 투입한 점도 인정되는 만큼 송씨의 사인인 관상동맥경화가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는 의학적인 견해를 종합할 때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사망한 송씨가 발살바(Valsalva)효과(숨을 멈추고 아랫배에 힘을 주다 급사하는 현상)로 인해 갑자기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 시점도 송씨가 현장소장실에서 부하직원과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인 점도 인정되는 등 사인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원심에 법리오해가 없다”면서 확정했다./[e-mail]홍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