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아시아펀드 ‘시련의 계절’

한때 최고의 유망펀드로 꼽히며 자금몰이를 했던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 투자펀드들이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해외펀드 열풍의 주역인 중국펀드는 내리막길로 접어든 지 이미 오래며, 연초글로벌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독주를 지속하던 인도펀드도 최근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연초 잠시 회복기대감이 일었던 베트남펀드는 현지 증시의 침체가 도리어 깊어지면서 회복불능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7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 중 중국펀드(78개)의 3개월 수익률은 -24.2%로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인 -16.91%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인도펀드(25개)는 3개월 수익률이 -16.3%로 평균 수준이지만, 1개월 수익률은 -13.4%로 중국펀드(-7.5%)를 제치고 해외 주식형펀드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주식혼합형펀드로 분류되는 베트남펀드는 7개 주요펀드들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20%를 밑도는 등 더욱 부진하다.

특히 베트남펀드는 현지 증시의 낙폭이 확대되면서 다른 해외펀드들의 경우 아직 양호한 성과를 유지하고 있는 1년 수익률마저 -20∼-30%로 주저앉은 상태다.

중국펀드의 순자산총액은 현재 19조8000억원으로 전체 해외주식형펀드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펀드는 1조9000억원, 베트남펀드는 7000억원 규모다.

해외펀드를 대표했던 이들 펀드의 추락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글로벌 증시불안과 자국내 인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히면서 현지증시가 급전직하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펀드의 벤치마크 지수인 홍콩 H지수는 작년 11월 초 고점 이후 현재까지 38.5%나 떨어졌으며, 인도 센섹스지수는 1월 고점 이후 22%, 베트남 VN지수는 작년 10월 고점 대비 42% 각각 하락했다.

이들 펀드는 수익률 악화로 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한때 과열 양상을 보이던 투자심리도 급랭했다.

대신 최근에는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덜 받는 일명 ‘러브펀드’(러시아펀드, 브라질펀드)와 원자재 가격의 급등 수혜를 입고 있는 원자재펀드가 뜨고 있으며, 중동·아프리카펀드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펀드 등 프런티어마켓펀드도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들 펀드 역시 성장잠재력이 크다지만, 투자자산의 변동성을 감안할때 중국, 인도, 베트남 펀드 못지 않은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유행쫓는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펀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시장 변동에 따른 단기적인 수익률 악화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문제는 운용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행을 쫓아 투자상품을 고르거나 투자 시기를 정하다 보면 시장 흐름에 뒤처지는 후행적인 투자로 투자위험을 필요 이상으로 키우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는 원자재펀드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원자재가격의 변동성이 주가 변동성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며 “투자위험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장기분산투자”라고 강조했다.

/shs@fnnews.com 신현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