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각국 중앙은행장들 금리인하 신중론 커져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9 15:09

수정 2014.11.07 11:24


미국 경제침체가 확연해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번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한번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하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플레 우려 때문에 FRB가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각국 중앙은행장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5차례의 금리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3%로 내린 FRB가 이번에 1%포인트를 전격 인하해 금리를 2%로 낮출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FRB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낮출 것이란 기대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장들은 금리인하에 신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처드 피셔 미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용위기가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이미 단행한 큰 폭의 금리인하를 또 다시 실시토록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입장을 시사했다.


재닛 옐런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프랑스의 중앙은행인 프랑스은행이 주최한 중앙은행장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인플레를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밝혀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 우려를 강조했다.

아울러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도 연설을 통해 “원자재 및 식료품 가격의 급등은 세계화가 국제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금리인하보다 인플레억제가 효과적임을 시사했다. ECB는 지난 6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각각 5.25%와 4%로 동결했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프랑스은행 총재이자 ECB 집행위원회 위원인 크리스티앙 노이예 총재는 “성장은 하향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인플레 압력은 고조되고 있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기가 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장들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은

경기둔화에 대응하는 FRB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이 시장금리를 낮추거나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데 지금껏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1월에만 2차례 금리를 내리고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금리를 더 내릴 것임을 FRB가 강력히 시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모기지 금리와 상당수 기업의 회사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 당시 FRB 이사를 지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로런스 마이어는 “신용시장 경색과 통화정책 간에 밀고 당기기 게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신용시장 여건은 예전과 다름없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금리의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면서 인플레 우려 때문에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도 FOMC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지만 이같은 소폭의 금리 인하는 오히려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seokjang@fnnews.com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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