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주가급락·환율급등 불안감 고조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9 17:31

수정 2014.11.07 11:23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신용경색 재발 등 해외 악재가 겹치며 국내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7일 뉴욕에서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증폭됐다. 다우존스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만2000선이 무너지며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외로 저조한데다 금융기관의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따른 상환요구) 공포로 신용위기마저 확산되며 증시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시장도 해외자금 조달 차질 및 환율 불안에 이은 금리 폭등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불안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발 악재 일파만파…“보수적 시각 필요”

미국발 악재가 사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확산 일로에 놓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건설과 제조·소매업 등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여파로 6만3000명 감소, 2003년 3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더구나 모기지 업체인 손버그 모기지의 마진콜 불이행에 따른 파산 가능성 등 신용위기마저 다시 확산되면서 시장의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1.22% 하락한 1만1893.69에 거래를 마쳐 1만2000선이 무너지며 2006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이날 유럽증시에서는 최근 강세를 보였던 광산주인 BHP빌리톤과 리오틴토마저 급락해 최근 국내 증시의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던 소재 및 에너지주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미국의 금융 부실 문제는 서브 프라임의 상위 단계인 알트-에어 모기지 부문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여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져만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나 금융부실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 염두를 두고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환율 및 금리 급등 등 불안감 증폭 우려

미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란 우려에 국내 금융시장도 후폭풍의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달러가치 하락으로 환율이 요동치면서 외국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해외자금 조달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번 주초부터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대비 7.90원 급등한 946.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채권보증업체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검토 등이 국내외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고 글로벌 금융 불안이 다시 촉발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또 한번 주가 급락, 환율 급등, 금리 급등을 피할 수 없는 순서를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지난 3일 4.92%에서 4.95%로 급등했다. 금융시장 불안 우려와 함께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심리 때문에 은행의 실세예금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1조3000억원이 은행으로 유입됐다. 은행의 금전신탁도 같은 기간 4000억원이 들어왔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은 해외 자금조달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국제금융시장 경색이 심화돼 가산금리가 오른데다 채권을 발행했을 때 투자자를 찾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국책·시중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해외 채권 발행이란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은 더 이상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기준이 되는 5년만기 외평채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급등하면서 높은 가산금리가 부담스러운데다 실패할 확률도 높아서다.

지금도 상황이 안 좋은데 미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가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일부 금융기관들은 사모형태나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직접 자금 차입에 나서고 있다.

/mirror@fnnews.com김규성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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