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브래드포드 드롱 美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9 18:30

수정 2014.11.07 11:22

하버드대 교수 대니 로드릭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동료 한명이 지난 30년을 “밀턴 프리드먼의 시대”라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마거릿 대처, 덩샤오핑이 권력에 접근하는 것이 인간 자유와 번영을 엄청나게 도약하도록 만든 원인이 된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공감하기도 하고 안 그렇기도 하다.

프리드먼은 그의 전 생애를 통해 5가지 원칙을 고수했다.

(1)인플레이션을 강력히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 (2)자신의 직분이 호의나 편의를 재량적으로 제공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시민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정부 (3)시민의 경제적 활동에 간섭하지 않는 정부 (4)개인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정부 (5)자유토론과 정치적 민주화는 시민들이 (1)∼(4)까지의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는 열정적이고 낙관적인 믿음.

이 원칙으로 보면 레이건은 (2)번과 (4)번 원칙을 거슬렀고 (1)번 원칙은 순전히 게으른 탓에 따른 것이 됐다. 1980년대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볼커의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에 대해 레이건 측근들 상당수가 우려를 나타냈다.
대처는 (4)번 원칙을, 그리고 덩샤오핑은 혹 있다면 (3)번을 제외하곤 5가지 원칙 모두를 위배했다. 우리는 덩샤오핑이 짜려고 했던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경제구조가 어떤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자신 역시 몰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나는 부분적으로 “프리드먼의 시대”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내 원칙들은 시장 경제와 자유 민주주의 사회가 바로 오래된 인류의 사회성, 의사소통, 상호의존이라는 기초를 바탕으로 그 위에 만들어진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기초는 인류 사회의 구성원이 60명에 도달했을 때조차-현재 전세계 사회 구성원 60억명에 비해 8자리나 적음에도 불구하고-기능하는 데 충분히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내 원칙들은 칼 폴라니의 오래된 통찰, 즉 시장에서의 교환이라는 논리는 인류의 기초를 흔드는 상당한 압력이 됐다는 견해에서 출발한다.

노동시장은 사람들이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될 잠재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곳으로 움직이도록 강요한다. 소비재 시장에서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가 사회적 규준, 견해, 공정함의 결과에서 비롯되기보다는 시장 힘에 대한 반응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 같은 시장 비판은 물론 일방적인 것이다. 노동 배분을 결정하는 다른 체계들은 사람들에게 제약이 아닌 기회를 제공하는 노동시장보다는 지배, 고립화와 더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적 부의 분배는 그 누구의 관점으로 봐도 공정하거나 최선과는 맞지 않는다. 이것이 맞든 틀리든 간에 우리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표자들이 내리는 정치적 결정들이 시장 과정의 예기치 못한 결과에 따라 암묵적으로 내려지는 것보다 더 올바르고 적절한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는 또 대규모 불황을 막고 더 나은 사회복지를 위한 소득 재분배를 이뤄내며 자본가들의 마음을 휩쓰는 일시적인 유행이나 변덕에 따라 산업구조가 방향성 없이 우왕좌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원칙에 대해 보수파가 반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사회 민주주의는 인류 역사상 유례 없는 가장 부유하고 가장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냈다.
소득재분배와 산업정책이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불평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인기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1975년의 세계 상황이 그의 원칙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던 것에 대해 프리드먼은 큰 진전이라고 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미 카터의 에너지 정책, 영국 광산노조 대표였던 아서 스카길,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을 고려하면 1970년대 중반 세계 상황에 대한 프리드먼의 견해를 따르기는 매우 어렵다.

/정리=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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