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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관련 산업 희비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9 22:38

수정 2014.11.07 11:21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유업체에서 석유화학업체, 가공업체로 이어지는 유통구조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가공업체들은 유가인상을 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반면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은 고유가에 대한 충격을 더 이상 자체 흡수하지 못하고 ‘가격인상’이란 최후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석유화학업체들은 테레프탈산(TPA) 등 기초 유분의 원가 부담을 가공업체들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가격은 하루 만에 무려 5%(5달러)나 치솟아 배럴당 104.5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배럴당 5달러 급등은 석유가 국제시장에서 거래된 이래 사상 두번째다.

연일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유가에 따라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 또한 지난 1년 사이 2배 가까이 폭등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가격 t당 900달러를 감산 또는 공장 셧다운을 고민해야 하는 한계선이라고 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나프타를 분해해서 생산하는 에틸렌, 프로필렌, 방향족 등 제품 가격에 원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한국바스프는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연산 32만t의 스티렌모노머 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LG화학 김여일 부장은 “섬유 등 하위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갈수록 가격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려워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요감소, 가격인하 요구 등 부메랑이 업스트림(상위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 분야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차 석유업체들 또한 다운스트림(하위) 부문의 감산에 따라 생산업체들이 줄어들 수 있어 쉽게 가격 반영을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후 카드는 ‘가격인상’이라는 것이 공론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유지될 경우 나프타 가격 또한 t당 950달러까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해 유화업계 전체 수익성 악화로 생산량 감산조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화섬업계는 생산 원사제품 가격을 곧바로 올리지 못하는 ‘샌드위치 위기’에 놓여 있다.

연일 계속되는 고유가에 따라 화섬업계는 원사 가격 추가 상승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원사를 받아 천이나 직물을 짜는 다운스트림 업체들이 영세한 곳이 많아 만족할 만큼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는 어려움에 화섬업계는 놓여 있다.

효성 관계자는 “그동안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원가가격 동반 상승률은 크지 않았다”면서 “원사를 구입하는 고객업체들이 영세한 곳이 많아 가격을 급격히 상승하면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 때문에 가격을 쉽게 올리지도 못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유가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저가 중국산과 경쟁이 어려운 범용제품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마진을 올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유의 주원재료인 폴리테트라 메틸렌 에테르 글리코(PTMEG), 카프로락탐. 테레프탈산(TPA) 등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제품을 사용하는 다운스트림 업체들이 영세한 곳이 많아 가격을 함부로 올리지 못하는 샌드위치에 끼어있다”고 말했다.

휴비스는 저온용해(LM) 방식 산업용 접착섬유로 전 세계 1위 업체다.
휴비스는 이 같은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유가 인상에 영향을 덜 받는 옥수수 추출 친환경 섬유 등 공급에 노력 중이다.

/shower@fnnews.com 이성재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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