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친박근혜계 공천반발 확산..영남공천 결과따라 당 내분 격화 우려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0 15:25

수정 2014.11.07 11:18


‘친박근혜계’를 겨냥한 살생부까지 난무하는 심각한 공천갈등 속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정면대립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의 영남권 공천결과가 이르면 11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남 공천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한나라당내 계파는 물론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7일 공천에서 탈락해 강력반발하고 있는 이규택 의원(경기 이천·여주)을 만난 자리에서 “영남권 공천을 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가 힘이 없어서 이렇게 됐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 믿으라 해서 신뢰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이 의원의 공천탈락이 정치보복에 따른 것이란 반응을 보여 그의 향후 행동거취에 따라 공천갈등이 친박계의 집단행동으로 확산되면서 당이 쪼개질 가능성마저 있다는 관측까지 낳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11일께 예상되는 한나라당의 영남지역 공천결과는 한나라당 내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10일에도 친박계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이어져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캠프의 부산 선대위원장을 지낸 엄호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현역의원 교체 폭을 보면 전체 128명 중에서 우리가 25∼26명 정도밖에 안된다”면서 “그러면 대개 1 대 5 정도의 비율로 교체가 돼야 되는데 지금 탈락을 한 것을 보면 3 대 3으로 똑같지 않느냐, 이것은 너무나 균형이 안 맞다”며 친박계에 대한 정치보복 의혹을 제기했다.


엄 의원은 “결국 사전 시나리오라는 게 있는 것이고 권력 실세들, (예를 들어) 이재오, 이방오, 정두언이 그런 경우 아니겠느냐”며 친이계 3인방이 만든 살생부에 따라 공천탈락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의 송영선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공천은 현재 다 계획된 것”이라면서 “누구를 탈락시키고 누구를 넣어줄 것인가는 그림이 완벽하게 벌써 한달 전 부터 훨씬 이전에 그려놓고 거기 숫자에 맞추기 위해서 논리를 개발하고 시간을 끌고 있을 뿐”이라며 사전 시나리오설을 제기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도 친이계의 비례대표인 전여옥 의원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한 고진화 의원 지지자를 비롯해 이원복, 고희선, 고조흥, 배일도 의원 등이 찾아와 거세게 항의하는 등 공천반발이 이어졌다./rock@fnnews.com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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