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이야, 특급호텔이야?”
휴대폰 구입을 위해 한 이동통신 매장을 찾은 A씨. A씨는 이동통신 매장에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해놓은 휴대폰, 고급 호텔 로비에나 있을 법한 푹신한 소파, 안락하면서도 첨단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매장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공짜 휴대폰’을 외치며 길 가던 사람을 잡아끌어 민망한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 길거리 판매점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변하고 있다. 휴대폰을 팔고 가입처리만 해주는데 불과했던 대리점들이 고객이 편하게 쉬면서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은 고객들과 첫 만남이 이뤄지는 대리점의 품격을 높여 회사와 서비스의 이미지의 품격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 ‘T World’
SK텔레콤은 ‘티 월드(T World)’라는 브랜드로 체험 매장을 인기리에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가 자사의 직영 대리점 등을 순백색의 ‘티 월드’로 바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5월부터다.
SK텔레콤의 ‘티 월드’는 흰색 바탕에 오렌지·빨간색·노란색 등이 분위기를 더한다. 유선형의 매장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SK텔레콤의 최신형 휴대폰으로 음악포털, 게임,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울러 휴대폰 셀프크리닝, 무료 충전, 휴대폰 카메라 사진 유료 인화 등의 편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SK텔레콤은 프리미엄 숍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한 티 월드가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유통망의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서비스, 콘텐츠, 단말기 등이 다양화되면서 고객이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체험 및 정보를 획득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국 212개에 달하는 ‘티 월드’ 매장의 고객 방문자 수가 기존 일반 대리점에 비해 30∼50%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 만족도 제고 차원에서 프리미업 숍인 티 월드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TF ‘굿타임 샵’ ‘멤버스 프라자’
KTF는 대리점인 ‘굿타임 샵’과 고객·서비스 지점인 ‘멤버스 프라자’를 체험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44개가 있는 멤버스 프라자는 이 회사의 기본 색상인 주황색을 사용해 따뜻하게 꾸며져 있다. 110개 굿타임 샵은 지난해 3세대(G) 서비스 브랜드인 ‘쇼(SHOW)’가 검은색 바탕을 사용해 시작되면서 디자인도 ‘쇼’로 바뀌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KTF가 제공하는 영상전화, 고속데이터서비스 등 3G 서비스를 마음껏 미리 맛볼 수 있다.
KTF가 체험매장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부터. 이 체험매장들은 KTF가 3G를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효자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KTF 관계자는 “KTF의 서비스가 3세대로 넘어오면서 로밍, 데이터, 금융 서비스 등으로 발전하다 보니 고객이 이를 어렵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체험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직원들의 친절한 설명으로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KTF는 일부 ‘굿타임 샵’과 1개의 ‘멤버스 프라자’에 커피 전문 매장인 ‘자바 시티’를 입점시켜 고객들에게 커피·샌드위치 등을 판매해 분위기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LG텔레콤 ‘폰앤펀’
LG텔레콤의 ‘폰앤펀(Phone&fun)’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체험 매장’의 시작을 알리는 효시였다.
당초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기획된 폰앤펀은 전국 90여개로 개수가 늘어났으며 이제는 도심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첨단 휴대폰을 미리 사용해보고 싶은 고객은 폰앤펀에서 마음껏 구경하고, 배우고, 사용해 볼 수 있다.
LG텔레콤의 고객이 아닌 다른 이통사 가입자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초록색의 시원하게 탁 트인 내부 디자인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더해 준다.
매장 내에서는 뮤직온을 통해 다운받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매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각종 게임, 모바일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 전시되어 있는 휴대폰뿐 아니라 고객 본인의 휴대폰으로도 콘텐츠를 다운받을 수 있어 그 편리함을 더했다. 모든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며 고객들은 비용 걱정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해 볼 수 있다.
‘모바일 자키’는 폰앤펀의 명물이다.
이들은 폰앤펀을 찾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안내해 주는 모바일 전문가들로 친절하고 이동통신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한편 LG텔레콤은 지하철 1∼4호선에 ‘폰앤펀’ 매장을 축소해 만든 가판대인 ‘폰앤펀 미니’를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여기서 가입, 요금, 부가서비스, 휴대폰 문의 등 이동통신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어 편리하다.
/wonhor@fnnews.com허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