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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선 눈높이 “낮춰”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압승’ 분위기를 이어가면 ‘개헌의석(200석)’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겼던 한나라당의 총선 목표의석이 하향조정되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무시못할 민심이반을 초래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을 둘러싼 ‘부적격’ 논란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비상이 걸린데다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혁명’이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면서 대선 직후 나왔던 낙관적인 전망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견제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듯 총선목표 의석수를 줄여잡기 시작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한나라당의 총선예상목표는 과반수”라면서 “150석을 넘으면 성공하는 것이고 희망은 170여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미 좌파집권 10년동안 어지럽혀 둔 것이 많아 정상으로 돌리려면 시간이 걸리고 어려울 것”이라면서 “각종 규제혁파, 정부조직법 개정 등의 개혁을 의원수가 적으면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 개혁을 위해 150∼170석이 되야할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는 이명박 정권과 관련한 각종 악재가 터진 결과 부각되고 있는 ‘한나라당 견제론’의 실체를 한나라당 지도부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선직후에는 과반수가 무난하다, 수도권을 싹쓸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인수위활동이나 조각에서 여론 호응을 얻지 못해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총선 의석목표 하향조정 움직임은 ‘엄살’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안정론’이 ‘견제론’을 압도하고 있는데다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율 역시 민주당과 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한나라당을 불안케 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전날 한 방송의 시사토론회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이 ‘불안한’ 총선 전망을 내놓자 “엄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한 석이라도 더 건지려고 진통 속에 공천혁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총선 목표설정에 대해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지난 4일 “한나라당은 이미 행정 권력과 지방권력까지 거머쥐고 있어 비대한 권력집단”이라면서 “최근 당 지지도 하락현상에 당황한 나머지 모든 권력을 독점하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권력독점으로 이해하려는 얕은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rock@fnnews.com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