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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택공급 위축 ‘비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0 22:39

수정 2014.11.07 11:14

분양가 상한제와 미분양 증가 등의 영향으로 민간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여건이 크게 위축되면서 올해도 수도권의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올해 수도권 주택공급 목표치인 30만가구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을 총 30만가구로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으로 인해 실제 주택공급은 정부 목표치에 못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 지난해 분양이 몰려 미분양이 급증했다”며 “미분양 물량이 수두룩한 데다 민간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되면 오는 4월부터는 민간택지 내 아파트 분양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는 이미 연초부터 미분양이 쌓이면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가구수는 12만5325가구로 한달 사이에 11.6%(1만3071가구)가 증가하면서 1996년 7월(12만7537가구)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된 공동주택은 7986가구로 전달인 1월 분양물량(3만5874가구)의 22.3%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당초 계획된 공급물량(3만3078가구)에 비해서도 24.1%에 불과하다. 보통 2월은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미분양이 증가해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줄인 것으로 주택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용지부담도 주택공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택사업승인권자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주택 건설사에 학교설립비를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서다. 실제 인천 청라지구 등에서는 학교설립비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면서 주택분양이 수 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성이 크게 낮아진 데다 지자체에서 무리하게 학교용지 부담까지 지우면 주택공급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올해 주택분양이 줄면 2∼3년 후 주택 입주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집값 상승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규제완화 등을 내세워 올해 30만가구 공급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기존 도심을 개발하기 위한 광역재정비 사업의 효과가나 나타나고 다세대 등 서민 주택을 가로막는 기반시설부담금이 폐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총리실 주관으로 관계부처간 회의를 열어 교육당국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고 학교용지 공급가격을 낮추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며 “여기에다 시설부담금이 폐지되고 광역재정비사업 등을 통해 건축규제가 완화되면 연간 30만가구 공급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victoria@fnnews.com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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