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회사들이 투자한 오피스빌딩 값이 최근 5년 동안 최고 2배 이상 오르고 임대료마저 크게 올라 리츠회사들은 임대수입과 빌딩 처분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리츠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의 대형 빌딩에 투자한 리츠회사들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수익(배당률)이 설정기간에 최고 30% 정도에 달한다. 2002∼2004년 리츠 투자자들은 연간 평균 6∼10%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챙겼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리츠시장 규모는 10조4000억원 규모로 올해 하반기에는 대우센터빌딩과 일부 빌딩 등이 편입돼 12조∼1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리츠회사들은 오피스빌딩 가격이 오르면서 상가와 테마쇼핑몰, 아파트형 공장 등으로 투자상품을 다변화하며 시장잡기에 나서고 있다.
■리츠회사 빌딩 최고 2배 이상으로 되팔아 ‘대박’
높은 수익률을 올린 리츠 상품은 지난해 상반기에 청산한 코람코 자산운용의 코크렙1호가 대표적이다. 이 리츠는 액면가 5000원으로 지난 5년 간 배당수익률 등을 포함해 평균 28.36%의 수익을 배당했다. 이 리츠가 당시 매입했던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장교빌딩은 2002년 1800억원에 매입해 지난해 2배를 넘는 가격에 한화측에 되팔았다.
2003년 코람코가 매입한 한화증권빌딩(코크렙 3호)도 1400억원에 매입했지만 현재 시세가 3000억원 이상으로 훌쩍 뛰어 평균 10% 이상의 배당률을 낼 것이라는 평가다.
코람코 관계자는 “오피스빌딩 몸값이 급등하면서 사모·공모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배당을 남겨주는 동시에 청산시 충분한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면서 “현재 운용 중인 코크렙4∼8호 역시 예상 기대수익률 이상의 배당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서비스업체인 CB리차드엘리스(CBRE) 관계자는 “자체조사 결과 지난 3년 간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매매가격이 연간 10∼15%씩 오르는 등 수급부족 현상으로 폭등현상을 보였다”면서 “3∼5년 전에 오피스에 투자했던 펀드들은 만기 청산시 2배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회사 오피스빌딩 추가매입, 상품 다변화
오피스빌딩가격이 오르면서 투자형태를 변화시키는 리츠회사들도 늘고 있다. 매입에 치중했던 자산운용사들은 건축 후 임대하는 방식으로 형태를 바꾸는가 하면 일부 운용사들은 유통상가와 아파트형공장 등으로 투자 패턴을 차별화하고 있다.
코람코는 초기에 오피스빌딩 위주로 투자상품을 만들었으나 최근 나온 펀드에는 이랜드의 유통매장 ‘홈에버’, 서울 명동의 ‘아바타 쇼핑몰’ 등을 투자물건에 올렸다. 기존 오피스 건물은 가격이 급등해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달 첫 공모를 시작했던 케이리츠 앤 파트너스의 ‘KR리츠제2호’ 부동산펀드 역시 아파트형공장을 지어서 투자하는 개념으로 처음 100억원을 공모한데 이어 추가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케이리츠 앤 파트너스 관계자는 “오피스빌딩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는 기존 매물보다는 직접 시행시공을 겸해서 투자하는 상품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차후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면 다른 상품도 만들어내 사모 또는 공모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아시아퍼시픽(AP)부동산투자제1호’는 기존 오피스 외에 건축 후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서울 청계천변에서 터파기를 진행하는 ‘청계 스퀘어가든’은 지상 32층에 연면적 16만6700㎡로 총공사비 8400억원 중 절반인 4200억원을 투자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오피스빌딩의 수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고 지난 2004년부터 오피스건물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면서 “당분간 저평가된 오피스를 추가 매입하거나 건축하는 방향으로 계속 상품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인 신영애셋 홍순만 부장은 “앞으로도 2년 간은 신규공급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오피스 몸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향후 수익률이 기대되지만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 유통형상가와 아파트형공장, 물류창고 등으로 펀드 운용사들이 투자 매물을 다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틈새 노린 공모리츠 늘어날 듯
그렇다면 이 같은 리츠는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아니다’이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들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로 자금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틈새시장을 노린 공모 부동산펀드가 하나둘씩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상품을 진행하다 자금확보가 어려워지면 빌딩을 매입하는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대부분 사모방식이 인기를 끌어왔다”면서 “그러나 국내 사무용건물과 해외부동산까지 결합한 틈새상품을 낸다면 공모에서도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리츠 앤 파트너스 관계자는 “기존 건물 매입방식이 아닌 지어서 투자하는 개발리츠방식으로 투자해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며 “1차 공모를 마쳤으며 2차 공모에서도 호응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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