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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大 정시 논술 폐지 학원가 “죽느냐 사느냐”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0 22:44

수정 2014.11.07 11:13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잇따라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폐지한다고 발표, 논술학원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최근 수년 동안 논술 열풍이 불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우후죽순 생겨난 학원들이 올해 상당수 대학들의 ‘정시논술 폐지’ 결정으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학원가는 요즘 수강생이 크게 줄면서 “시장이 초토화되고 그나마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침통한 분위기다.

온라인 논술전문학원인 A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라며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학원 강사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고 학원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우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많은 대학에서 수시모집에서 논술을 유지하고 있고 그 반영비율이 작년보다 높아진 만큼 (경쟁에서만 살아 남는다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면서도 “논술시장으로서는 큰 타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의 B논술전문학원의 경우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학원생이 급감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혼란스러워하고 이미 그만둔 학생들도 있다. 또 주위의 아는 논술강사들이 업종 전환을 고려 중”이라며 “학원으로서는 존립이 걸린 비상사태”라고 털어놨다.

이미 1월부터 ‘정시논술 폐지’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수능 또는 내신 전문학원으로 ‘업종전환’을 하는 논술학원의 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주위의 상당수 학원들이 상호명에서 ‘논술’을 빼고 ‘○○아카데미’ 등 이런 식으로 상호를 바꾸고 있다”면서 “논술학원의 정체성을 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논술학원인 ‘엘림에듀’도 1월께 홈페이지 상의 학원 소개를 ‘대표논술’에서 ‘대표교육포털’로 바꿔 달았다.


대치동 논술학원 상담교사는 “논술이 폐지된다고 무작정 국·영·수 학원으로 변신한다고 해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면서 “면접 준비반 등을 구성하는 등 차별화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논술학원뿐만 아니라 논술 열풍이 불면서 강남에 속속 등장했던 어린이 철학학원, 글쓰기 학원, 논술·독서 지도사 양성학원 등도 마찬가지다.


송파구의 논술지도사 양성학원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독서·논술 지도사 과정 수강생이 급감했다”면서 “수시모집에서는 논술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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