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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투’ 없는 봄 기대 부푼다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0 22:44

수정 2014.11.07 11:13

사상 처음으로 동국제강, 유니온스틸 등 동국제강 그룹의 5개 계열사 노조가 10일 임금 및 단체협상을 사측에 동시에 위임하는 노사 대타협을 이뤘다. 이는 지난 9일 LG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 동결 및 무분규를 선언한 것과 함께 기업들의 향후 임단협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국제강, 유니온스틸, 유니온코팅, 국제종합기계, 동국통운 등 동국제강 그룹 5개사는 이날 서울 대치동 동국제강 본사에서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노조가 회사에 올해 임단협을 무교섭으로 동시에 위임하고 ‘노사 대타협’을 선언했다.

개별 기업들이 임단협을 위임하는 사례는 많았으나 그룹의 사별 노조가 일괄적으로 임단협을 회사측에 위임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사례는 동국제강 노사가 94년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이후 노사 평화와 협력의 전통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이날 선언으로 동국제강 노사는 14년째, 유니온스틸측은 15년째, 국제종합기계측은 9년째, 동국통운측은 8년째, 유니온코팅측은 5년째 무교섭 임단협 위임이라는 전통을 세우게 되었다.


그룹측에 따르면 5개사의 노조 위원장들은 이 같은 대타협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11월 29일 한자리에 모였으며 이 자리에서 그룹의 비전 달성을 위한 노사간의 협력을 다짐하고 노사 화합의 전통을 이어가자는 공감대를 이뤘다. 이날 그룹 5개사 노조위원장들과 사업장 지부장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노사화합 선언문을 각 사측에 전달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위원장들이 다시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서 만나 노사화합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이날 대타협을 선언했다.

이날 박상규 동국제강 노조위원장은 “동국제강 등 5개사 노동조합은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겠다”면서 “노조가 기업가치 창조 및 발전을 위한 변화의 주체로서 그 역할을 실천하기 위해 200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임한다”고 선언했다.


동국제강 김영철 사장, 홍순철 유니온스틸 사장 등 사측도 이에 화답해 “그룹의 미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중대한 결정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노사 화합 기업 문화가 최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자총연합회 남용우 노사대책 팀장은 “올해는 노사관계의 양극화 상황도 뚜렷할 전망”이라면서 “4월부터 교섭이 본격화될 산별노조쪽은 갈등 대립 양상이 심하겠지만 원래 관계가 좋았던 동국제강이나 LG전자 등의 경우는 올 임단협의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사진설명=김영철 동국제강 사장(왼쪽)이 10일 서울 대치동 동국제강 본사에서 그룹 5개사 노조 대표인 박상규 노조위원장으로부터 2008년 임단협 위임 선언문을 전달받은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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