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국내외 증시 여건속에 투자자들은 반등을 노리고 사야 할지, 하락을 염두에 두고 팔아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38.67포인트 하락한 1625.30을 기록, 지난 2월 중순 이후 한달 만에 1620선으로 밀려났다.
지난 주말 발표된 고용지표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미국경기 침체가 사실상 확인됨에 따라 다우지수 1만2000선이 무너진 여파를 그대로 받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미국 경제지표 발표 전망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반등보다는 조정쪽에 무게감을 뒀다.
‘매수’와 ‘관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지수가 1600선까지 밀린다면 분할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과 매수보다는 관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립했다.
■1600선 위태…지뢰밭 증시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말그대로 ‘지뢰밭’이다.
가장 가까이엔 속속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미국 경제지표들이 투자심리를 막아섰다. 2월 수입물가(13일), 소비자물가지수(14일) 등 이번주 발표가 예정된 지표들의 1월 수치가 전년 대비 높았던데다 최근 원유, 곡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높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악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용과 소비 관련 지표는 당분간 시장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매수차익 잔고가 5조원대 아래로 내려와 부담이 다소 덜어졌지만 미국 증시와 연동된 외국인의 선물 매매는 만기일까지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주 국내외 변수들이 부정적일 경우 국내 증시가 박스권 하단을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점 붕괴, 너무 두려워말라
증시 전문가들은 하지만 1600선 붕괴에 큰 두려움을 가지진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박스권 안의 등락이고 최악의 상황이라야 1600선 붕괴.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원은 “추가 하락에 의한 불안심리로 손절매성 매물까지 쏟아지며 지수 낙폭이 더욱 커진 것 같다”면서 “하지만 대형주 중심의 하락에는 이미 내성이 생긴 상황이고 추가 하락이 가격 메리트로 이어지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1600선 붕괴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1600선 아래에선 외국인 매도가 완화되면서 오히려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가 매수해도 되는 시기란 뜻이다.
■“저점 매수 vs 관망” 투자전략 엇갈려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1600을 깨고 내려가는 상태는 주가수익비율(PER)도 10배 아래서 거래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시점”이라며 “추가 하락시엔 외국인 매도도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금새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주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다.
SK증권 최성락 연구원은 “주초에는 매도 압력이 크겠지만 기존 50bp(1bp=0.01%p) 내외 금리 인하 기대는 이제 100bp까지 확대되면서 FOMC에 대한 기대가 반등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면서 “대세 하락 방향성에 베팅할 단계는 아니지만 박스권 하단 밑에서는 저가 매수세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매수보다는 보수적 관점에서 지수 흐름을 관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이번 주 변동성의 회오리에 휘말릴 전망이어서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악재들이 어떻게 일단락되는지 확인한 뒤 투자방향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위원은 “뚜렷한 지지대가 없어 일시적으로 160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며 “기관과 개인의 매매형태도 적극적인 매수 의지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방어적인 측면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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