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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통합보다 코스닥 활성화 시급”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0 22:47

수정 2014.11.07 11:12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업무 기능 및 조직통합을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지만 통합에 따른 시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본지 3월 10일자 1·29면 참조>

더구나 이번 추진 방안이 효율성을 중시한 조직개편에 무게가 더해지면서 정작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가 현재 컨설팅에 용역을 의뢰해 추진하고 있는 조직통합방안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간 차별성을 희석시켜 두 시장 간 경쟁력을 상실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직통합 방안은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를 현물시장본부로 합쳐 유사·중복 기능을 없애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시장통합에 따른 문제와 대안 마련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태다. 조직만 통합되는지 아니면 시장까지 통합되는지가 불분명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운용인력 및 조직, 제도, 전산이 합쳐질 경우 두 시장 간 특성이 사라져 사실상 통합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형식적이든, 실질적이든 시장통합이 될 경우 이에 수반되는 각종 현안을 시장 기능에 맞게 적절히 조절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예를 들면 코스피, 코스닥에 대한 상장심사 기준과 상장제도, 공시기준 등을 통합시장에 맞게 조정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시장의 특성이 다른 두 시장을 인위적으로 결합시켰다는 비판을 피해가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정근해 연구원은 “만일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할 경우 상장사만 1700여개에 이르는데 과연 이렇게 통합된 지수가 국내 증시를 대표할 수 있는 지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시장 고유의 특성을 무시한 시장통합 방안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효율성보다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두 시장을 인위적으로 통합하기보다 오히려 지금은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 마련에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시장 통합에 대해 우려감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증권선물거래소측은 “통합 방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시장본부로 이원화된 체계에서 특히 해외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공개(IPO) 업무에 대한 중복과 충돌이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코스피와 코스닥 두 조직 모두 나름의 조직논리상 경쟁적으로 해외기업들을 상장시키려다 보니 동일 기업을 놓고 경쟁하는 일이 벌어져 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해도 시장 특색이 엄연히 다른 두 시장을 합쳐 통합 운영하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는 게 증권업계의 입장이다.


거래소 내 일부 관계자도 “증권선물거래소가 추진중인 시장통합 방안은 조직 간 시너지는 발생하지도 모르지만 시장 통합에 따른 시너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차별화가 안될뿐 더러 오히려 코스닥시장이 코스피시장의 하위 파트너로서 위축돼 2∼3부시장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시장통합과 관련, 업계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연구원 관계자는 “증권연구원도 현재 시장통합 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안이 워낙 많아 적절한 입장을 정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분명한 것은 시장이 통합될 경우 상장심사와 제도 등 조정할 부분이 많아 시장 통합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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