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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과학논술] 나무의 크기는 어떻게 결정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2 16:33

수정 2014.11.07 11:02



창문 밖으로 나무가 보인다. 나무의 굵은 밑동은 윗가지들을 단단히 지탱한다. 맨눈으로 보아도 가지는 3단계로 분지되는데 1단계 가지의 지름은 나무 밑동의 에서 정도이고 2단계 가지도 1단계 가지의 에서 정도의 굵기다.

물관은 식물의 뿌리와 잎을 연결한다. 잎에서 만든 영양분이 저장 장소를 찾아 뿌리로 내려가는데 반해 물은 뿌리에서 잎으로 올라간다. 줄기를 따라 물이 상승한다는 것이 식물의 생명력을 방증한다. 가령 옥수수 한 그루는 자라는 동안 이상의 물을 빨아올린다고 하니 나무는 오죽할까.

1단계 가지

2단계 가지

물이 줄기를 따라 상승하기 위해서는 물을 밀어 올릴 수압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물을 마시기 위해 우물물을 퍼내려면 튼튼한 팔과 두레박 그리고 두레박을 끌어올리는 힘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강한 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두레박을 매단 줄이 장력을 견딜 수 없다면 올라오는 도중에 끊어지고 말 것이다. 나무에게 있어 강한 줄이란 물 분자들 간의 수소결합을 의미한다. 즉 물관을 따라 올라가는 물의 흐름은 끊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2단계 나뭇가지의 단면들을 지나는 물의 양은 밑동의 임의의 단면을 지나는 물의 양과 같다. (여기서 물의 양은 단면적과 유속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 물의 양()

이제부터는 연역적으로 생각하여 물이 어느 단계의 나뭇가지를 지나간다고 해도 유속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자. 지금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나무의 경우, 단계가 올라가면서 지름이 감소하는 정도로 보아 밑동에서 분기될 수 있는 1단계 가지의 개수는 4개에서 9개, 2단계 가지의 개수는 16개에서 36개 사이에 있어야 한다. 2단계 가지는 다시 3단계 가지를 만들고 3단계 가지에서 잎사귀가 자랄 것이다. 식물에게 있어 “잎사귀는 햇빛을 잘 받아야 한다”는 진술은 양보할 수 없는 전제요, 항상 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나무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나무의 밑동마다 단면적이 다르지만 단면적(물관만의 단면적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은 가지의 개수를 결정하고 가지의 개수를 통해 전체 잎사귀의 표면적이 결정된다. 모든 잎사귀는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이 나무의 몸통에서 3단계 가지가 바로 나올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식물이 가지를 단계적으로 밟아 성장하는 이유는 최종 단계인 잎사귀가 다른 잎사귀들과 겹치지 않도록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야 되기 때문이다.

밑동이 성장하여 지름이 증가해도 어느 단면에서든 이동하는 물의 양은 같아야 하기에 모든 가지의 지름이 성장하게 된다.
물론 나무의 표면에 노출되었던 3단계 가지가 4단계 가지에 자리를 내어놓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4단계 가지는 3단계 가지 외곽으로 자라나 새로운 잎사귀로 나무를 덮을 것이다.


따라서 밑동의 지름은 나무의 크기와 규모를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들 간의 관계는 수학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백광현, ㈜엘림에듀 대표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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