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펀드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 위험을 제거하는 환헤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환헤지를 하면 무조건 좋다는 막연한 기대감 외에도 일부 판매사들이 환헤지 상품을 추천하거나 운용사들도 환헤지가 가능한 펀드만을 출시하는 경향이 더욱 이런 현상을 부채질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투자 대상국의 통화가치가 오르는(환율 상승) 등의 경우가 발생하면서 환헤지 선택에 따른 비용 대비 효과가 의문시 되거나 아예 환헤지가 어렵거나 여러 나라에 중복 투자하는 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설정되면서 환헤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환헤지 어떻게 하나
국내 펀드와 달리 해외 펀드는 주식 등 투자 대상의 가격변동 위험 외에도 환율 변동 위험이 있다. 환율 변동 위험을 막는 것이 환헤지다. 환헤지 거래는 일반적으로 통화선물 거래와 선물환 거래의 2가지 방법이 있지만 증거금과 거래수수료가 없는 선물환 거래가 펀드에서 환헤지 수단으로 이용된다.
일례로 미국 펀드에 가입했을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었다고 가정해 보자. 환헤지 상품을 선택한 투자자는 환매시점에서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졌을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떠안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반대로 환율이 1100원으로 상승했다면 이로 발생한 환차익을 얻을 수 없다. 이처럼 환헤지는 환율변동으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모두 제거한다.
만약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해당 통화 가치가 하락시 손실, 상승시 이익이 고스란히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환헤지 상품을 선택한 투자자는 환율등락 위험을 제거하는 대신 일정 수수료를 물면 된다. 통상적으로 환헤지 비용은 연 0.3∼0.5% 수준. 하지만 달러, 엔, 유로를 제외한 거래가 많지 않은 나라의 통화를 헤지하는 경우 비용이 연 1%에 이르기도 한다.
■환헤지, 어떤때 선택할까
문제는 해당 나라의 통화 흐름을 어떻게 예측하느냐. 그리고 환헤지 비용 대비 효용성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이머징마켓이나 프런티어이머징마켓 등에 다양하게 투자하는 펀드가 출시되면서 환헤지 비용은 더욱 늘어나고 아예 환헤지가 불가능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기본은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면 환헤지를 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 상품개발 담당자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투자하는 개별국가 펀드라면 모를까 여러 나라에 분산하는 펀드는 환헤지 효과가 비용 대비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선택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투자기간이 길수록 환율 변동 위험이 낮아 환헤지를 하지 않아도 되며 기대수익이 높고 수익률 변동이 큰 주식형펀드도 채권형이나 혼합형펀드에 비해 환헤지 필요성이 작다”고 조언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환헤지로 발생할 수 있는 이익(투자수익률-헤지비용)과 환헤지를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이익(투자수익률±환율변동률)을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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