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의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t당 500∼600달러에 머물던 나프타 가격이 최근 고유가에 따라 915달러로 진입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나프타를 분해해 생긴 에틸렌의 경우 올초 t당 평균 1400달러에서 현재 1190달러대로 하락해 수익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1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에 환율까지 겹치면서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 격차가 200달러대로 좁혀지면서 더 이상 생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동안 NCC업체들은 나프타와 에틸렌의 이상적인 가격 스프레드로 가동을 중지하거나 감산을 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들어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가 보는 나프타와 에틸렌의 손익분기점인 가격 스프레드는 평균 300달러 수준. 그러나 현재 이들 가격 스프레드는 200달러대로 좁혀지면서 적자의 폭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현재 나프타 MOPJ(일본 도착도 기준) 가격은 전일 대비 t당 3.63달러 오른 914.88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에틸렌 FOB Korea 가격은 지난주 평균 t당 1247달러에서 12일 현재 1195달러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에 따라 NCC업체들은 1차적인 수단으로 ‘가동률’을 줄여 위기를 극복해 보겠다는 심사다.
연산 343만t(울산 269만t, 인천 74만t) 규모의 나프타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는 SK에너지는 총 4기의 접촉개질시설 중 지난해 9월부터 일일 1만5000배럴 규모의 제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어 2만7000배럴 규모의 1공장의 처리량도 2만배럴로 감산했다.
일일 총 11만7000배럴의 나프타를 처리하던 것을 9만5000배럴까지 줄인 것이다.
SK에너지는 나프타 가격 추이에 따라 감산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는 자세다.
GS칼텍스도 현재 10% 정도 가동률을 낮췄고 상황에 따라 추가 감산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파라자일렌과 벤젠 생산량을 각각 15.7%, 14.2% 줄였다.
삼성토탈은 연 85만t 규모 NCC 가동률을 이달 안으로 10% 낮추기로 했다.
주 생산 품목인 스티렌모노머(SM)의 경우 에틸렌 가격이 하락한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적자다.
SM의 70%를 차지하는 벤젠(나프타 기초 원료)의 가격이 t당 1400달러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여천NCC는 현재 나프타의 가격 구조가 시장 연동과 나프타 연동으로 이뤄져 다소 가격에 대한 보정을 받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시 가동률을 줄이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유지될 경우 나프타 가격 또한 t당 950달러까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해 유화업계 전체 수익성 악화로 생산량 감산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hower@fnnews.com이성재 조용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