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새정부 ‘747’공약 실현하려면] ⑧ 제2의 삼성전자 키워라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3 16:45

수정 2014.11.07 10:53



경제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내건 ‘연평균 7% 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세계 7위 경제대국 도약’ 등 이른바 747공약의 실현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초일류 글로벌 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747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제2의 삼성전자 발굴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세계 1류 기업의 밑바탕에는 세계 일류 기술이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 기업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일류 기술과 함께 새로운 기술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계획해 세계 최정상의 기술을 개발해 내겠다는 공격적인 마인드가 살아나고 있다.

정부 역시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의 R&D 활동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히고 있다.
R&D 투자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일류 기술 창출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업종별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의 R&D분야 투자는 지난해 대비 31.4%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일류 기술의 기반 위에 활발한 R&D 활동을 통해 새로운 일류 기술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세계 일류 기술은 전자업종에 많이 분포돼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반도체, 낸드플래시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대량 생산·제조기술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세계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이 “반도체(메모리)의 저장용량은 매년 2배씩 늘어난다”고 지난 2002년 발표한 메모리 신성장론은 ‘황의 법칙’이라고 불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30나노 기술을 적용한 64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 64기가 낸드 플래시로 최대 128기가 바이트의 메모리 카드 제작이 가능하다. 이 카드 한 장으로 DVD급 화질 영화 80편을 저장할 수 있고 이 카드 다섯 장이면 우리 국회 도서관의 220만권에 달하는 장서의 저장이 가능하다. 64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로 오는 2009∼2011년 3년간 200억달러 규모의 시장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또한 세계 최초로 6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2기가비트 DDR2 D램 개발에 성공하고 인텔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60나노급 2기가 D램은 2004년 개발한 80나노 2기가 D램의 최대 속도인 667Mbps(초당 667메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대비 20%가량 성능이 향상된 800Mbps 구현이 가능하고 생산성도 40% 이상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에서 세계 일류 기술 창출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다수의 일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1기가비트 GDDR5 그래픽스 D램 개발에 성공했다. GDDR5는 PC 그래픽을 선도할 뿐 아니라 차세대 게임기 채용이 유력시 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세계 최초로 낸드 플래시를 24단으로 쌓은 초박형 멀티칩패키지(MCP) 개발에 성공했다. 멀티칩패키지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쌓아 한개의 패키지로 만든 형태의 반도체 제품으로 부피를 적게 차지하면서도 데이터 저장 용량을 높일 수 있어 휴대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많이 사용된다.

국내업체들의 LCD부문에서의 기술수준도 세계 일류급이다. 삼성전자는 두께가 볼펜 굵기와 비슷한 10㎜의 초슬림 40인치 풀고화질(HD) LCD를 지난해 10월 개발했다. 이 제품의 두께는 그동안 20㎜ 안팎이던 일본 업체의 절반 수준이다. 구동칩이 내장돼 검게 표시되는 LCD 테두리를 30㎜에서 14.6㎜로 줄이는 신기술도 적용돼 ‘액자형 벽걸이 TV’라는 신개념 TV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LPL은 120㎐ 구동 기술과 백라이트를 순차적으로 꺼주는 ‘스캐닝 백라이트’ 기술을 함께 적용해 동영상 응답속도를 업계 최고 수준인 6ms까지 끌어내린 제품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응답속도는 8ms였다. LG그룹은 올해 총 3조원의 R&D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기술 역시 세계 정상급을 자랑하고 있다. ‘선박은 독에서만 건조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은 지난 2004년 10월 우리나라 기업에 의해 깨진다. 상식을 뒤엎은 주역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독 없이 맨땅에서 선박을 만드는 데 성공해 낸 것.

‘육상건조공법’으로 불리는 신기술의 핵심은 현대중공업이 30여년간 1000척이 넘는 선박을 건조하며 쌓아온 기술력이 토대가 됐다. 현대중공업의 건조 능력은 독의 제한에서 벗어나 획기적으로 확대되었다. 러시아 노보십사의 10만5000t급 대형 유조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9척의 선박을 육상건조 방식으로 만들어 선주사에 건넸다. 연간 건조능력을 4척에서 8척, 다시 16척으로 두 배씩 늘려왔다. 이 모든 것이 육상건조기술을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능동형 서스펜션 제어장치인 주행안정성 제어시스템(AGCS)을 독자개발했다. AGCS 시스템은 차량 조종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저가격, 고응답, 저에너지 소비형의 능동 서스펜션 제어시스템이다. AGCS시스템은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더욱 높여줄 섀시 제어 신기술로 쏘나타 트랜스폼에 장착되어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경기도 의왕에 첨단 R&D센터를 건설해 전장부품 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기술 역시 우리나라가 보유한 일류 기술 중 하나다. 파이넥스 설비는 철광석이나 유연탄 등 원료를 별도 공장에서 가공해 사용하는 용광로공법과 달리 자연상태 가루모양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원료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던 환경오염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원료가공비, 가공설비 투자비 등이 절감돼 환경친화적이면서 경제적이란 장점을 갖추고 있다.

소결 및 코크스 공정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환경오염 물질인 황산화물(SOx) 및 질소산화물(NOx) 발생량은 각각 용광로 공법의 3%와 1% 수준에 불과하다. 비산먼지도 용광로공법의 28% 수준으로 크게 낮출 수 있어 온난화 문제, 환경 오염 등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획기적인 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들의 기술개발 노력에 이명박 정부 역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태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내놓으며 R&D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7%에서 10%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세액공제 범위도 일부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GDP의 3.2%인 R&D 투자를 2012년까지 5%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그동안 제도적 인센티브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업의 적극적인 R&D 투자에 대해 정부가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규제개혁, 감세 등 기업 친화적 정책 틀에서 시행된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기대가 크다.

/yscho@fnnews.com조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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