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업 ‘충돌’..범현대가에 또 전운?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3 17:31

수정 2014.11.07 10:52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현대가(家)’의 그룹간 갈등이 신사업 중복 진출로 다시 표면화될 조짐이다.

현대건설 인수전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간의 신경전을 비롯해 △자동차제어장치(현대모비스↔만도) △엘리베이터(현대엘리베이터↔KCC) △증권사 설립(현대차그룹↔현대그룹) 등 신성장동력 사업 진출을 놓고 업종이 중복되면서 시장 쟁탈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태에서 찢겨져 나온 각 현대계열 그룹들이 그동안 내부 조직정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에 나서 현대가의 적통임을 보이려는 와중에 업종 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입찰이 임박한 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쟁패가 예고되고 있다.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이 몸담았던 현대건설 인수 의지를 가장 확실하게 밝히고 있으며 2∼3년 전부터 준비를 해오고 있다. 현대그룹 입장에선 주력 계열사 가운데 현대상선 외에 경쟁력 있는 계열사가 없을 뿐 아니라 향후 대북사업과의 시너지도 고려해 반드시 현대건설 인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계열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현대건설 인수가 시급하다. 중공업이 건설과 플랜트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그룹의 ‘적통’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현대건설의 상징성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연초 신흥증권을 인수해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현대증권을 계열사로 둔 현대그룹과의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 사명을 ‘현대IB증권’으로 바꾼다는 소식에 상표법 위반으로 등록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도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증권이 현대 계열의 후광 효과를 누리면서 영업을 해 온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지점 실적 악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엘리베이터 사업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KCC의 갈등도 주목할 대목이다. 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양사가 올해 엘리베이터 사업에서 중복되고 있다.

연초 KCC는 세계 5위 핀란드 코네엘리베이터와 승강기 공동판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코네가 승강기 공급을 하고 종합건설자재업체인 KCC가 국내 건설사에 판매하는 식으로 양사가 적은 투자비용과 사업 위험성을 최대한 줄였다. 문제는 현대그룹의 모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 중저가 승강기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KCC-코네’ 연합군의 추격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 업계 관계자는 “KCC는 종합건자재 업체여서 국내 건설업체와 유대관계가 높을 뿐 아니라 현대엘리베이터와 유사한 제품군을 쏟아낼 경우 현대엘리베이터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첨단 자동차 제어장치 시장을 둘러싼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모비스와 한라건설 만도의 쟁패도 예사롭지 않다.

한라건설은 올해 초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측면 지원을 받아 과거 한라그룹의 상징인 만도를 되찾았다.
문제는 만도의 핵심 주력사업이 첨단자동차 제어장치 제조라는 점이다. 이 분야에 대해 현대·기아차그룹의 현대모비스는 몇 년 전부터 적극적인 진출을 위해 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만도측은 자사의 피인수합병이 진행돼 온 몇 년 간 줄기차게 현대모비스의 자동차제어장치 시장 본격 진출을 비난해 왔다.

/jjack3@fnnews.com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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