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정대균 기자】 ‘찰칵’. 그리고 뒤땅. 세계 랭킹 5위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다운스윙 순간 갤러리가 누른 카메라폰 셔터 소리에 속수무책이었다.
유럽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1라운드 9번홀(파5)에서 한 중년 여성의 이 같은 돌발행동으로 결국 최경주는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100야드 거리에서 서드샷을 하려는 순간 뒤땅치기를 해 4온에 2퍼트를 한 것. 최경주 조에 붙은 갤러리는 500여명.
최경주는 크리스 디마르코(미국),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과 한 조로 낮 12시 15분에 티오프했다.
갤러리들은 진행요원들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여기저기 카메라폰 셔터소리가 요란하게 메아리쳤다.
고국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하고 나선 최경주와 앤서니 김은 수시로 어드레스를 풀었고 가끔은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디미르코는 4번홀에서 퍼트하려는 순간 진행요원이 움직이는 바람에 어드레스를 풀고 ‘스톱’을 외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여기에다 대회조직위와 공식 대행사인 PMG의 경직된 운영과 미숙한 경기 진행도 한몫을 했다.
최경주는 프로암 시상식장에서 대회조직위가 캐디 등 패밀리에 대한 식사를 제공하지 않자 “PGA투어에서도 이런 경우는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