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본지 기자에게 정 회장은 “시기를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그때쯤이면 양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당초 2009년 하이브리드 카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회장의 2006년 당시 언급은 당초 계획보다 양산시점을 1년 앞당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정 회장이 이날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미래 친환경차에 대한 언급은 상당히 함축적인 뜻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 기술 어디까지?
현대차가 미래형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카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 초.
지난 1995년 제1회 서울모터쇼를 통해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FGV-1(컨셉트카)을 선보인 이후 1999년에는 FGV-2, 아반떼 하이브리드 전기차, 2000년에는 베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개발했다.
이어 2004년에는 하이브리드 클릭을 개발했다.
지난 2006년 10월에는 기아차 최초의 프라이드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 경찰청에 납품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카는 성능과 경제성 등에서 현재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대당 가격이 문제. 대당 단가가 2억원을 넘어 상용화가 불가능했다. 정 회장이 지난 2006년 10월 상용화 시점을 언급한 것은 대당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시점을 의미한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하이브리드 카의 배터리를 기존의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고출력, 고용량인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정하고 막바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래차 산업 위해 민·관이 합심할 때
정 회장은 이날 친환경 차인 하이브리드 카를 위해 벤처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정 회장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결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 산업을 위해 민관 모두 합심해야 할 때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미 현대차의 경쟁업체인 일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카 양산을 시작, 미국 등 선진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아직 하이브리드 카가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미래 친환경 차인 하이브리드 카 양산시기를 앞당기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한승수 국무총리와의 만찬자리에서 향후 미국이 친환경 차량에 쿼터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5∼20%가량의 쿼터제를 도입할 가능성 있다”며 친환경 차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 총리 역시 만찬자리에서 이산화탄소 감소 등 기후변화협약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ncho@fnnews.com조영신 조용성기자
■사진설명=13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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